허인회가 14일 KPGA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9언더파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KPGA 제공]
허인회가 최초 ‘한중일 삼국지’ 대회에서 선두로 나섰다.
허인회는 14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서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7언더파의 고바야시 신타로(일본)와 이성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허인회는 코스 레코드 타이를 기록했다.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서코스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강경남(2004년)과 황인춘(2005년)이 각각 9언더파 63타를 기록한 바 있다. 그 동안 일본 투어에 집중해왔던 허인회는 모처럼 출전한 국내 무대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골프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허인회는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금의 아내와 골프장에서 즉석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해 KPGA투어 2회 출전에 머물렀던 허인회는 10번 홀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래서 코스 레코드 기록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머지 17개 홀에서 10타를 줄여 골프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11번 홀 버디로 곧바로 만회한 허인회는 이후 버디 3개를 더 추가하며 전반을 3언더파로 마쳤다.
허인회는 여세를 몰아 1번 홀(파5)에서 이글을 솎아냈다. 51야드를 남기고 시도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글로 연결됐다. 기세가 오른 허인회는 2번~4번 홀에서도 줄버디를 낚았다. 후반 들어 5타를 줄이며 상승 곡선을 그린 허인회는 8번 홀에서 7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마침내 코스 레코드 타이를 만들었다.
코스 레코드 경신 기회도 잡았다. 마지막 9번 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내 94야드를 남겨뒀다. 웨지로 핀 가까이 붙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하지만 코스 레코드 경신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제대로 임팩트가 되지 않았다. 온그린은 됐지만 핀에서 25야드가 남을 정도로 턱없이 짧았다. 허인회는 2퍼트 파로 마지막 홀을 끝냈다.
KPGA투어 통산 3승을 챙기고 있는 허인회는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 모든 게 잘 됐지만 첫 홀과 마지막 홀이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일본 무대 최다 언더파(28언더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허인회는 코스 레코드를 겨냥했다. 그는 “경기 후반 4홀이 남았을 때 최대한 집중하려 했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넣으면 코스 레코드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장타자 허인회는 “차분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 마지막 날에 우승 인터뷰를 꼭 하고 싶다”며 “혼인신고를 하고 난 뒤 우승이 없어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직 1라운드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는 한중일 3개국 투어 선수들이 최초로 한 자리에 모인 정규 대회다. 일본 투어 6승에 빛나는 무토 도시노리와 우승 경력이 있는 고다이 다츠야 등이 출전하고 있다. 또 중국 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우 얀웨이(중국)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토는 첫 날 4언더파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얀웨이도 4언더파다.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중곤과 김형성이 홍순상과 함께 6언더파 공동 4위로 상쾌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류현우와 이동하가 5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15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