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함정우. [사진 KPGA]
함정우(27)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오랜만에 나온 우승에 홀가분한 마음을 드러냈다.
함정우는 3일 경기 이천 페럼클럽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로 주흥철(13언더파)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019년 SK텔레콤 오픈 이후 2년5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한 그는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았다.
함정우는 경기 후 "꿈만 같고 행복하다. 아침부터 편했다. 우승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9년 투어 첫 우승을 거둔 뒤로 꾸준하게 우승에 도전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밀려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타 차 선두로 나서면서 최종 라운드에 선 그는 "전까지 챔피언 조로 출발하면 침착하게 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은 출발 때부터 우승은 정해져 있으니 그냥 제 스타일대로 하자는 생각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4번 홀에서 더블 보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불안했던 그는 이후 곧장 3홀 연속 버디로 뒤집으면서 분위기를 탔다. 그는 "더블보기가 나와서 당황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텐데 오늘은 마음이 편했다. 다른 때와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함정우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친구의 퍼터를 빌려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똑같은 퍼터가 있는데 잃어버렸다. 중학교 3학년 때 쯤 나온 퍼터였다"면서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고 반갑기에 가져왔다. 퍼터가 짧아서 적응이 안됐는데 잘 들어가니 쓰게 됐다"고 말했다. 늘 긍정적인 자세가 장점인 그는 "(우승이 없어) 마음 고생을 하진 않았다. 우승만 없었을 뿐 잘 했다"면서 "우승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면 미끄러져 자신감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다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즘 느낀다"고 말했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직후 최경주(오른쪽)와 껴안은 함정우. [사진 KPGA]
함정우는 우승 직후 이 대회 주최자인 최경주(51)을 꽉 껴안고 크게 기뻐했다. 함정우는 "너무 좋아서 안았다"면서 "이번 대회 공식 연습일에 만나서 인사 드렸는데 알아 봐주셔서 감동했다. 기억 못하실 줄 알았다. 기억해 주셔서 ‘나 함정우 아직 괜찮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함정우는 "미국에 꼭 가고 싶다. 내년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올해는 너무 망설였다. 도전하려고 했는데 시즌 중반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최경주 프로님을 보면서 도전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낀다. 내년에는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