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택이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KPGA
프로 2년차 고군택(21, 코웰)이 난코스 설계로 유명한 잭 니클라우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고군택은 7일 인천 송도에 있는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 745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잡아 10언더파 62타를 적었다.
지난 2017년 김승혁이 작성한 코스 레코드(8언더파 64타)를 2타 경신한 신기록으로 자신의 18홀 최소타 신기록이기도 하다. 고군택은 “날씨도 좋고 바람도 안불었다. 코스 상태도 너무 좋았다. 생각했던 대로 칠 수 있었다”며 날씨에 공을 돌렸다.
2016년 국가대표를 거쳐 2020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고군택은 지난 4월 치른 군산CC오픈에서 공동 18위에 오른 게 시즌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군산CC 오픈 공동 12위가 개인 최고 성적일 정도로 우승권과 거리가 있던 선수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컷 통과는 했는데 톱10은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상위권 성적은 생각 못하고, 예선 통과에만 집중하다보니 좋은 성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보며 “오늘은 예선 통과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왔다. 대회가 아닌 라운드에서도 10언더파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단독 선두로 나선 고군택. 사진=KPGA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81.4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68% 등으로 톱클래스 성적은 아니지만, 이날만큼은 신들린 샷 감을 과시했다. 특히 9번홀에서는 143m 남은 거리에서 8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한 게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가 샷이글을 기록하는 등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그는 “연습 라운드 때에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경기 전 몸을 풀 때도 샷 감이 별로였다. 1번홀 티샷을 하면서 감이 좋아져서 공격적으로 임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코스 레코드를 경신하는 등 깜짝 선두로 올라선 고군택은 “샷과 퍼터가 좋았던 것을 믿고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며 상황에 맞게 남은 라운드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우승자에게 5년간 코리안투어 시드를 부여(2026시즌까지)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CJ컵, 유러피언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을 부여한다. 고군택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동기다.
신상훈(23)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아 66타 공동 2위(오후 4시 현재)에 올랐다. 지난주 챔피언 함정우는 버디 4개로 68타를 쳐 공동 6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