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사진 KPGA]
정재훈(25)이 2022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투어 최종전에서 활짝 웃었다. 어머니의 생신날과 겹쳐 더욱 뜻 깊은 우승이었다.
7일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영암 카일필립스코스(파72)에서 열린 2022 KPGA 스릭슨투어 20회대회 최종 3라운드. 정재훈은 강한 바람을 뚫고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으로는 2600만원을 획득했다.
정재훈은 2015년 8월 KPGA 투어프로(정회원)에 입회했다. 2016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후 2018년까지 활동했지만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2019년 군입대했다. 이후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복귀했지만 시드 유지에 실패했다.
정재훈은 “처음으로 스릭슨투어를 뛰어서 속상했고 부담도 됐다. 시즌 중간에는 허리도 다쳤는데, 그 이후 골프가 하기 싫어지기도 했다”며 “왜 골프를 해야 하는지 몰랐었다. 몸도 아프고, 하기도 싫고, 재능도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재훈은 흔들렸던 마음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이번 최종전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정재훈은 “너무 기쁘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긴장도 많이 됐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정재훈의 우승 뒤에는 혹독한 연습의 시간이 있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지만 남들이 다 떠난 후에도 연습 그린에 남아 퍼트 연습을 했다. 정재훈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라 기본기, 특히 퍼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퍼트 스트로크가 흔들리는 것 같기도 해서 체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정재훈. [사진 KPGA]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정재훈은 스릭슨 포인트 상위 10명에 들어 내년 코리안투어에 재입성하게 됐다. 1년 만에 다시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한 정재훈에게 스릭슨투어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정재훈은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하게 될 줄도 몰랐다. 마지막에 우승할지는 더욱 몰랐다”며 “이번 대회에서 최소 준우승해야 코리안투어 시드를 얻을 수 있었다. 부담이 많았다. 우승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재훈에게 이번 우승은 매번 대회장을 찾아 응원해 주시는 어머니의 생신과 겹쳐 더욱 의미가 크다. “큰 선물 드린 것 같다”던 정재훈은 “처음에는 어머니와 대회장에 같이 가는 게 눈치가 많이 보였다. 같이 있으면 저리 가라고 말도 했다”며 “지금은 어머니가 집에 혼자 계시는 것 보다 같이 다녀 주셔서 더 좋다. 이번 영암까지 같이 오셨는데 우승하게 돼서 더욱 기쁘다”고 털어놨다.
정재훈은 첫 승의 기세를 이어 코리안투어 우승까지 노린다. 지금까지 정재훈의 코리안투어 최고 성적은 2016년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의 공동 10위다. 정재훈은 “내년 코리안투어는 부족한 점을 최대한 채워서 임할 것이다. 스릭슨투어에서 우승한 만큼 코리안투어 우승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