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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일본 JLPGA, 국제 경쟁력 높아진 이유

남화영 기자2024.10.04 오전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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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다 리오의 LPGA 투어 도전을 소개한 JLPGA 홈페이지 [사진= JLPGA]

세계 랭킹 높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대표 선수들이 잇따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도전을 선언했다.

올 시즌 JLPGA 주요 랭킹을 휩쓸고 있는 대표 주자 다케다 리오와 지난 2년간 투어 상금왕이던 야마시타 미유가 3일 스탠리레이디스혼다골프토너먼트(총상금 1억2천만 엔) 개최 전날 기자회견장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4일부터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 토메이컨트리클럽(파72 6610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 LPGA투어 최대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자 사소 유카,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 우승자 후루에 아야카도 출전한다. 기자 회견장에서 두 선수는 밝게 웃으면서 LPGA투어를 위해 오는 12월 퀄리파잉(Q) 스쿨에 도전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다케다는 “소니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과 지난주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다년간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면서 “미국 투어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해져서 최종전에 도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75위 이내 선수라면 오는 8일 마감하는 LPGA Q스쿨의 최종전(12월5~9일)에 곧바로 신청할 수 있다.

AIG여자오픈에서 경쟁한 야마시타 미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케다는 올초 염원하던 JLPGA 첫승을 올린 이래 지난주까지 시즌 7승을 휩쓸었다. 세계 랭킹은 26위로 JLPGA에서는 두 번째로 높다. 다케다는 “지난주 대회를 마친 뒤 부모와 상의한 끝에 ‘가고 싶을 때 가는 것이 좋다’는 응원도 받았고 숙모인 히라세 마유미(JLPGA 통산 18승)에게서도 ‘지금이 미국 진출 적기’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다케다는 이번 대회에서 시즌 8승에 도전한다. 대회장은 러프가 깊고 딱딱한 그린을 가진 난도 높은 세팅으로 유명하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면서 동시에 고향 대선배 후도 유리의 시즌 10승 대 기록 경신도 꿈꾼다. 일본 투어 3년차인 다케다는 올해 22세로 해외 투어에서는 충분히 경쟁해볼 만한 나이다.

지난 2년간 일본 투어를 압도했던 야마시타 미유도 이날 LPGA투어 Q스쿨 도전을 공식화했다. “올해 메이저에 도전했는데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강해졌다”면서 “더 높은 무대에서 제 경기력을 높여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야마시타는 올해 LPGA투어의 3개 메이저와 파리올림픽에 출전해 JLPGA 소속 선수 중에 세계 랭킹이 가장 높다.

일본에서 인기높은 쌍둥이 자매는 일찌감치 Q스쿨 최종전 도전을 선언했다. 시즌 3승을 올린 이와이 아키에는 세계 30위이고, 시즌 2승의 이와이 치사토는 현재 랭킹 56위다. 세계 랭킹 46위인 코이와이 사쿠라와 71위인 스즈키 아이는 미국 투어 도전에는 고민하는 중이다. 둘다 Q스쿨 최종전 응모는 가능하다.

이밖에 세계 랭킹 100위 하라 에리카와 카미야 소라는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Q스쿨 2차 퀄리파잉에 응모했다고 밝혔다. 8일까지 세계 랭킹 76~200위까지는 2차에 응모할 수 있고 여기서 상위권으로 마치면 파이널 시리즈 출전권을 얻는다. 이처럼 JLPGA의 상위 랭커들은 LPGA 진출이 최고의 화두다.

메이저 에비앙을 우승한 일본투어 출신 후루에 아야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무대를 이끌고 있는 대표 선수들이 LPGA 도전을 선언해도 투어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를 소개한다. 수년간 보이던 자국 중심주의나 국수주의가 말끔히 사라졌다. 최근 일본 선수들이 LPGA무대에서 활약하는 상황도 선수들의 진출을 자극한다. 작은 키와 짧은 비거리에도 불구하고 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후루에 아야카는 일본 선수들의 롤 모델이다.

JLPGA는 매년 37개의 대회가 열린다. 2월부터 11월말까지 일본에서만 대회를 치러도 충분하고 3일짜리 대회도 많다. 그래서 일본 선수들은 이동과 숙식이 편하고 수입도 좋은 자국 투어에 안주하곤 했다. 그러다가 투어의 경쟁력 약화라는 함정에 빠졌고 2010년대부터 한국에서 넘어간 안선주, 김하늘, 이보미, 신지애 등의 선수에 의해 점령되다시피 했다.

JLPGA투어 28승의 신지애는 조만간 후도 유리의 통산 상금왕 기록까지 갈아치울 태세다. 그 뒤로 전미정, 이지희, 안선주가 통산 상금 3~6위에 이보미도 통산 상금 11위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JLPGA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자 이제는 달라졌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민영, 이나리, 배선우, 송가은 등의 우승 소식이 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자국 투어가 편하고 팬층도 두텁고 후원사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도 보장받으면 선수는 안주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투어의 국제 경쟁력은 약해진다. JLPGA는 LPGA투어 메이저에서 받은 포인트를 자국 일반 대회의 최대 4배까지 부여한다. 뛰어난 선수가 해외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장려한다. 일본 여자 골프 경쟁력이 높아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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