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이노F1을 타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이노디자인]
세계 최초의 1인용 골프카트 이노(INNO) F1이 국산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골프장에 수출됐다. 스마트폰 애니콜 디자인 신화의 주인공인 한국 디자니어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신설되는 솔리나 컨트리클럽에 대량 납품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을 통해 납품을 사실을 알리면서 ‘디자이너 김영세가 디자인한 최초의 1인용 골프 카트가 미국 골프장 솔리나에서 75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인 맥스 워커의 세계 최초 2인승 골프카 이래 처음으로 1인용 골프카 시대를 열었다’라고 감격에 찬 글을 올렸다.
다음주에는 이노F1이 미국 팜스프링스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최 코스이기도 한 PGA웨스트 잭 니클라우스 코스에서도 시연할 계획이다. 최근 이곳에서 시제품을 타고 골프 라운드를 하자 많은 골퍼들이 모여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용품 등 대부분의 골프 제품이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되는 한국이 미국으로 골프 카트를 수출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솔리나에 납품된 이노F1 [사진=이노디자인]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인 분야 대가인 그는 골프는 젊은 시절 미국에서 일할 때부터 골프를 즐겼다. 그러면서 종종 아이디어 상품도 냈다. 비행기로 골프 여행을 할 때 클럽이 상하지 않도록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골프백을 디자인 특허를 내 히트 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게는 핸드폰 디자인부터 건물 디자인까지 일상의 모든 사물을 디자인으로 접근하던 그가 20년 전부터 가졌던 의문은 ‘왜 미국의 모든 골프카들은 2인승일까?’였다. 세계 2차대전 이후 나온 워커의 2인승 카트가 미국인에게는 너무나 당연했다. 수십년간 미국 골프에 박힌 당연함 때문에 그는 카트를 디자인한다는 구상은 접었다고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을 위해서 골프장에서 2인승 골프카들을 한 명씩 타고다니던 모습을 본 그는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회원으로 있던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컨트리 클럽에서는 팬데믹이 지났어도 한 명이 2인용 카트를 타고 라운드하는 모습을 보면서 디자인에 이은 제품 양산화에 들어갔다.
디자이너가 만든 1인승 골프 카트는 라운드 시간도 줄여준다 [사진=이노디자인]
자동차 디자인은 전문성을 요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을 찾은 결과 미국에 이녹스원, 한국에는 이노모빌리티랩을 설립했다. 그리고 2023년에 시제품을 내서 1월 미국 올랜도의 PGA머천다이즈쇼에 1인승 카트 이노F1을 출시했다.
이노디자인의 이노F1은 카레이싱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한 명을 위한(For 1) 카트’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당시 이 카트는 CNBC에서 선정한 ‘톱5 골프카트’에 선정되어 골프채널 라이브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다. 용품쇼를 찾은 골프장 관계자들은 카트에 호기심을 보였다.
최근 솔리나 골프장에 납품한 뒤로 그는 무척 바빠졌다. 캘리포니아 PGA웨스트에서 촬영을 마치면 내년 올랜도쇼에는 사양과 편의성을 높인 세번째 이노F1 6개 모델이 출품될 예정이다. 그는 ‘1인승 카트를 타면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대폭 줄여 라운드 시간도 20% 줄인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4시간의 골프 라운드조차 따분해하는 젊은 세대가 반길만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