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에서 양희영과 유해란이 우승했다
올 한 해 한국 남녀 골프 선수 97명이 해외 프로골프 대회에서 총 725억여 원의 상금을 벌었다. 이는 지난해 94명이 올린 803억원보다는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안병훈, 임성재가 고른 성적을 낸 데 이어 국내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각각 우승하면서 각각 93억, 92억원의 상금을 쌓았다. 지난해 우승을 포함해 105억원으로 한국인 중에 최초로 상금 백억원을 넘겼던 김주형은 올해 65억원 대를 기록하면서 역대 시즌 상금 랭킹에서는 7위에 자리했다.
역대 한국 남자 선수들의 시즌 상금액을 높은 순서로 배열하면 최근 3년에 집중되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 상금 2위인 임성재가 역대 시즌 상금 톱10에 네 번이나 들어 있다. 김주형과 김시우가 두 번씩이고 13년 전인 2011년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를 우승했던 최경주가 53억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자 선수 중에 유해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FM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총 40억원 상금을 넘겼다. 지난해 LPGA투어에 진출해 루키로 첫승을 올리고 신인상을 받으면서 상금 15위로 마쳤던 유해란은 2년차인 올해는 2배 늘어난 상금을 올리며 역대 시즌 상금 순위에서 네 번째를 기록했다.
역대 남녀 시즌 상금 상위 톱10
여자 선수 중에 신지애가 16년 전인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로 메이저인 브리티시여자오픈 등을 우승해 43억원의 상금을 돌파했던 역대 한국 여자 최고 상금 기록이다. 신지애는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동하면서 US여자오픈에서 2위로 마치는 등 해외 메이저에서 성과를 거둬 역대 5위(37억원)의 기록도 작성했다.
여자 선수 중 양희영은 지난해 LPGA투어 최종전을 우승하며 41억원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으며 고진영과 박인비가 각각 2번씩 여자 선수 중에 최고의 상금을 올린 바 있다. 전인지는 2년전 메이저에서 우승하면서 34억원의 상금을 쌓았고, 김세영은 2019년 최종전인 CME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32억원의 상금을 기록했다.
일본의 남녀 투어에서는 국내 선수들의 성장점이 멈춘 듯하다. 투어의 규모 감소와 함께 상금 증액이 일어나지 않았고, 한국 선수의 우승도 줄었다. 일본골프투어기구(JGTO)에서는 송영한을 비롯해 7명이 활동하지만 도합 9억원을 넘지 못했다. 반면 한국에서 열리는 공동 주관 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이 우승하는 역전 현상도 일어났다.
JLPGA에서는 이민영이 상금이 가장 많은 노부타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시즌 상금 14위를 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총 11명이 상금 22억원을 조금 넘겼다. 이효송이 메이저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한 뒤에 프로 데뷔하고 투어 생활을 시작해 신인상을 받은 것이 주목된다. 하지만 일본 투어로 향하는 선수가 줄었고 우승 소식도 멀어지는 추세다.
해외 각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받은 상금은 725억원이었다
올해 김효주와 신지애, 신지은이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에서 우승을 올렸다. 김효주는 국내에서 열린 아람코 팀시리즈에서, 신지애는 11월에 호주에서 한나 그린, 애슐리 부하이 등의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올해도 우승하면서 통산 65승을 달성했다. 동년배나 후배들이 은퇴하는 상황에서 신지애의 우승은 귀감이 된다.
아시안투어의 코리안투어 공동 개최 대회에서 김민규(한국오픈), 김홍택(매경오픈) 등이 성과를 냈으나 그밖의 우승은 없었다. 하지만 강경남 등이 내년 아시안투어 자격을 얻어 해외 무대 개척에 나선다. 특히 인터내셔널 시리즈는 대회 상금이 200만 달러 이상이라 선수들은 출전 기회를 찾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 골프 투어 상금은 ‘부익부 빈익빈’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최상위권 선수는 예전에 상상할 수 없던 막대한 부의 기회를 가진다. 반면 중하위권 선수들의 상금은 감소한다. 투어 무대도 미국으로 꼭지점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진출을 꿈꾼다면 2부 콘페리 투어부터 경험을 쌓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
내년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골프 업계에서도 만연해질 수 있다. 일본 남녀 투어는 더이상 큰 무대로 가기 위한 도움닫기가 되지 못한다. 국내 경기를 봐도 투어 환경이 녹록지 않다. 한국 선수로서는 급변하는 세계 투어 시장에서 진로는 생존의 문제와도 연결되니 고민이 깊어지는 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