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오른쪽)이 12일부터 시작되는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미셸 위(왼쪽), 크리스티 커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LPGA 홈페이지]
김세영이 역대 챔피언들과 동반 라운드를 펼치며 3년 전 영광 재현에 나선다.
김세영은 12일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 미셸 위, 크리스티 커와 정면 승부를 벌인다. 화끈한 샷을 선보이는 김세영은 2015년 이 대회 우승자다. 미셸 위는 2014년, 크리스티 커는 2017년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들마다 사연이 많은 대회다. 김세영은 우승은 아직도 팬들의 뇌리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당시 루키였던 김세영은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박인비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극적인 칩샷으로 연장 승부를 이끌었고, 연장 첫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샷 이글로 연결하는 믿을 수 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경쟁자였던 박인비마저 허탈한 미소를 지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바람에 강한 김세영은 하와이 코스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올리나 골프클럽은 바람 변수에 심한 곳이라 바람을 잘 다루는 김세영 같은 선수가 이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김세영의 올 시즌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올해 5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최고 성적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0위다. 컷 탈락도 한 번 있다. 지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슬로 스타터 면모를 보이고 있어 이 대회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김세영은 지난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았고 2016년에도 7위를 차지하며 강하 면모를 드러냈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미셸 위는 고향에서 시즌 2승 도전에 나선다. 미셸 위는 2014년 이 대회에서 긴 침묵을 깨고 ‘천재 소녀’의 면모를 조금씩 되찾아갔다. 4년 전 미셸 위는 14언더파로 안젤라 스탠퍼드(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0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무려 3년8개월 만에 LPGA투어 통산 3승째를 거뒀다. 그해 미셸 위는 기세를 타고 US여자오픈마저 정복하며 최고의 시즌을 장식했다.
코올리나 골프클럽에는 미셸 위의 동상도 자랑스럽게 세워져 있다. 하와이 출신인 미셸 위는 이 주니어 시절부터 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가족과 친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플레이할 수 있는 홈 코스이기도 하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퍼트가 살아나기 시작하자 미셸 위는 올해 반등하고 있다. HSBC 여자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올 시즌 6개 대회 출전해 가장 좋지 않았던 성적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32위였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5개(20위), 평균 퍼트 수 29.04개(12위), 그린 적중률 76.81%(10위) 등 견고한 샷과 퍼트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크리스티 커는 대회 2연패를 겨냥한다. 지난해 20언더파로 토너먼트 레코드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2타로 18홀 코스 레코드를 세우기도 했다. 베테랑 커는 올해도 변함없이 노련미를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기아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던 커다. 지난해 최종 라운드에서 장수연이 커와 동반 라운드를 펼쳤다. 하지만 커의 슬로 플레이와 불같은 성미에 말리며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17언더파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던 장수연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결국 공동 2위에 머물렀다. 반면 커는 최종일 6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과 미셸 위, 커는 12일 오전 2시44분에 티오프를 한다.
첫 메이저 대회의 준우승 한풀이 나서는 박인비는 브룩 헨더슨(캐나다), 브론트 로(잉글랜드)와 함께 오전 7시50분에 출발한다. 박성현은 절친인 재미동포 제니퍼 송과 호주 출신의 한나 그린과 오전 8시01분에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2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