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우가 '여친 퍼터'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KPGA
프로 선수들은 퍼팅 연습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동틀 때부터 해질녘까지 대회장 연습 그린은 늘 북적인다.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1, 720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한 함정우(27, 하나금융그룹)는 “퍼트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번에 7시간 훈련하는 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루 한시간씩 일주일 내 연습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함정우는 지난 3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여자친구인 강예린(27, 페퍼저축은행)의 퍼터로 우승을 따내 유명세를 치렀다. 평소 쓰는 34인치짜리 검정색 말렛 센터 퍼트가 아닌 33인치짜리 일반형 흰색 퍼터로 나흘 동안 15타를 줄였다. 함정우는 “퍼터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등과 달리 남녀 구분이 크게 없다. 밥숟가락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정우가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본부
퍼터를 예민하게 선택하는 습관도 ‘여친 퍼터’를 만난 뒤 버렸다. 그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강)예린이 추천으로 들고 나와 있는 그대로 썼다. 샤프트가 짧아 상체를 조금 더 숙여서인지, 퍼팅감이 되게 좋아지더라”며 껄걸 웃었다.
남의 퍼터로도 우승을 따낼 수 있는 진짜 비결은 꾸준한 연습 덕분이다. 그는 “방향은 연습장에서 거리감은 필드에서 찾는 게 맞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퍼터를 손에 쥐고 그 감각을 익혀야 한다. 퍼터는 감과 센스가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감과 센스는 습관처럼 몸에 배야 체득할 수 있다. 그래서 함정우는 “퍼팅은 흘린 땀의 총량에 비례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퍼팅을 프로처럼 하고 싶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 드라이버나 퍼트나 필드 위에서는 똑같은 1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