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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커플스·최경주… TPC 소그래스 17번 홀의 '모먼트', 올해는?

김지한 기자2022.03.10 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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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연장 첫 홀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는 최경주(가운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아일랜드 홀'로 불리는 TPC 소그래스의 17번 홀이 가장 먼저 떠올려진다. 호수 가운데에 섬처럼 그린이 떠 있는 이 홀은 보는 사람들에겐 흥미거리를 선사하지만, 선수들에겐 많은 '희비'를 낳았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주최 측이 2003년부터 이 홀에서만 얼마나 많은 공이 빠졌는지 측정했더니 한 해 평균 45.68개 공이 '수장'됐다. 특히 2007년 1라운드에선 한 라운드에만 평균보다 많은 50개 공이 물에 빠졌다. 지난해에도 1~4라운드를 합쳐 66개 공이 호수에 떨어졌다. 그만큼 극적인 순간이 많이 나오는 홀이 17번 홀이기도 하다.

200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의 '최고보다 나은(Better than Most)' 장면이 대표적이다. 당시 3라운드 17번 홀에서 시도한 티샷이 그린 끝에 걸려 홀과 18m 거리에 공이 멈췄다. 그러나 여기서 우즈가 시도한 퍼트가 그림처럼 곡선을 그리면서 홀로 빨려 들어갔고, 이를 중계한 개리 코크가 'Better than Most'를 외치면서 명언으로 남겨졌다. 우즈는 이 퍼트를 발판삼아 이 대회 최종 우승을 하는데 성공했다.


200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17번 홀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환호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 Gettyimages]

1999년 대회에서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기록한 흥미로운 장면도 있다. 당시 커플스는 이 홀에서 시도한 티샷이 그린에 닿지 못하고 물에 빠져 벌타를 받았다. 그러나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파를 만들어냈다. 커플스는 1997년 대회에선 이 홀에서 홀인원을 성공시켜 많은 갤러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 홀에서 홀인원이 나온 건 총 9차례다. 마지막에 홀인원을 기록한 건 2019년 대회 1라운드에서 라이언 무어(미국)였다.

'탱크' 최경주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17번 홀에서 만든 명장면 덕분이었다. 최경주는 2011년 대회 최종 라운드 17번 홀에서 약 3m 거리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이 홀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데이비드 톰스(미국)를 제치고 우승했다. 연장전에서 최경주는 티샷이 다소 길어 홀에서 12m나 떨어진 곳까지 굴러갔지만 버디 퍼트를 홀 1m에 붙이고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반면 톰스가 1.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최경주가 마지막에 웃었다.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낸 TPC 소그래스 17번 홀은 올해 누구에게 행운을 허락할까.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0일 밤(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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