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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감성 STORY> 따뜻한 말 한 마디의 힘

기자2022.05.06 오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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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종현]

골퍼에겐 작은 말 한 마디가, 훌륭한 골퍼를 만든다. 말도 향기로운 꽃처럼 그 색깔과 무게를 지니고 있다. 말 한 마디가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 명품 연기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더스틴 호프만은 “넌 잘 할 수 있어”라는 선생님의 한 마디에 힘을 얻어 ‘졸업’을 비롯해 ‘빠삐용’ ‘레인맨’ 등 그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런가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릴 적부터 ‘대통령’이 되기 위한 꿈을 키웠고 중학교 때 반 아이들 앞에서 ‘대통령’이 꿈이라고 했을 때 선생님은 훌륭한 꿈이라고 칭찬해줬다.

사실 누구나 어릴 적 꿈은 대통령 아니면 장군, 판사 등이다. 그런 꿈을 등한시 하거나 웃음거리로 치부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두 인물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아주 훌륭한 배우와 정치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바꿔 말한다면 따듯한 말 한 마디가 평생을 좌우 한다.

골프로 돌아가 보자. 유독 부정적이고 무시하고 가슴에 비수를 꽂는 듯한 말을 하는 골퍼가 있다. 잘 쳤다는 말보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부정적 언어만을 구사하는 골퍼가 있다. 그렇게 해서는 평생 싱글스코어를 낼 수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이후 대부분의 골퍼는 좋은 스윙으로 이어가는 게 드물다. 분명 골프는 멘털 스포츠이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번 흔들리면 그 영향이 여러 홀에 가며 심지어는 18홀 내내 가기도 한다.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의 확산이 10배 빠르다고 한다.

‘부정론과 그 영향’이라는 이론에 의하면 병에 걸린 사람이 걸리지 않은 사람을 병으로 이끌고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고 한다. 따라서 좋은 말 한 마디보다 나쁜 말 한 마디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할 때 ‘굿 샷’을 외쳐줘도 “넌 진짜 골프 못 친다”라는 말 한 마디를 던진다면 그날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사진 이종현]

일언전십사(一言前十思)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한 번 말하기 전에 열 번 생각하라는 뜻이다. 툭 던진 말 한 마디가 좋은 스코어를 만들기도 하고 절망의 골프로 이끌기도 한다. 단지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 독한 말을 던진다면 정의롭지 못한 골프다. 일반적으로 골프는 칭찬일색의 스포츠이다. 우린 함께 플레이 하는 골퍼가 스윙을 하면 습관처럼 ‘굿 샷’ ‘낫 베드’를 외쳐준다. 진정으로 칭찬하는 마음은 과연 몇 %나 될까. 하지만 진정성을 담아서 칭찬을 해준다면 좋은 골퍼 행복한 골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2015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호주 출신 제이슨 데이는 “집이 가난해 골프를 시작했고 엄마의 칭찬이 오늘을 만들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날카로운 칼보다 무서운 것이 말이다. 말은 생각한 다음에 하고,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기 전에 그만두어야 한다. 인간은 언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특별하지만 그 언어 때문에 커다란 손해를 본다”고 했다.

살면서 좋은 말만 하고 살수는 없다. 뭔가 자극이 필요하고 충격 요법이 필요할 때는 때로는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누구에겐가 상처를 주고 평생 아물지 않는 말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특히 골프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골프장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말 한 마디로 인해 그날 골프를 망치는 것만큼 불행은 없다.


[사진 이종현]

명심보감에 보면 황금천량미위귀요, 득인일어승천금(黃金千兩 未爲貴 得人一語 勝千金)이라 했다. 천 냥의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말 한 마디를 얻는 것이 더 귀하다는 뜻이다. 최소한 우린 골프장에서 만큼은 긍정적이고 따뜻하고 착한 말 쓰기에 노력하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듯이, 저 아름다운 자연에서 막말, 생채기가 나는 말을 꼭 써야 할까.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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