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골프소비자원]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골프인구가 급증하지만 캐디가 부족하면서 캐디피가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어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골프소비자원이 10일 발표한 <연도별 캐디피 추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중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2012년 9만9300원에서 올해 8월에는 13만8500원으로 10년 전보다 무려 39.5%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도 같은 기간에 38.3% 올랐다.
대중제 242개소(18홀 이상), 회원제 골프장 154개소의 팀당 캐디피를 보면, 14만원인 곳은 156개소로 전체 242개소의 39.4%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13만원 130개소, 15만원 106개소 등이다. 캐디피 14만원은 2020년 1개소에서 지난 5월에는 146개소, 올해 8월에는 156개소로 급증했다. 또한 캐디피가 15만원인 곳도 지난해 5월 9개소에서 올해 8월에는 106개소로 크게 늘어났다.
올 하반기에는 전남, 영남권 골프장들이 캐디피를 현재의 13만원에서 14만~15만원으로 추가로 인상하면서 캐디피 13만원짜리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장하는 골프장 수가 늘어나고 야간경기를 하는 골프장도 증가하면서 캐디 수요는 증가하는데, 신입 캐디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캐디피는 당분간 계속 올라갈 것으로 우려된다.
수도권 골프장에서는 올해 13만원에서 14만원으로 인상한 후 추가로 1만원을 올린 골프장들이 10여곳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골프장들이 캐디를 자체 양성하기보다는 이웃 골프장에서 빼오거나 빼앗기지 않기 위한 조치로 골프소비자원은 분석했다. 캐디피를 골프장이 아닌 골퍼들이 지불하기 때문에 골프장은 캐디의 이직을 막기 위해 캐디피를 마구 올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는 캐디피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캐디피가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1만원 오르는 데는 7년이 걸렸고,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하는 데에는 4년이 걸렸다. 그런데 13만원에서 14만원ㆍ15만원으로 인상하는 데에는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한 골퍼들이 지불한 캐디피 지출액도 지난해 1조 5934억원으로 10년 전인 2011년의 6516억원보다 2.4배 급증했다. 564만 골퍼 1인당 연간 캐디피 지출액은 지난해 28만3000원(오버피 제외)에 달했다.
캐디피는 폭등했어도 캐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순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샬캐디제, 로봇캐디 등이 거론되고 있고,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에 한해, 대중 골프장은 단골 고객에 한해 평일에 노캐디제를 운영하는 것도 아이디어로 꼽히고 있다. 골프소비자원 서천범 원장은 “골프장에 꼭 필요한 캐디는 골프장에서 적극 육성하는게 바람직하다. 캐디 부족난이 지속될 경우에는 외국인 캐디의 도입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