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우승하며 하반기 신데렐라로 주목받은 이소미[사진 KLPGA]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에서 낮은 궤도로 날아가 핀을 공략하는 ‘바람의 딸’ 이소미(23)의 샷은 강력했다.
엘리시안제주컨트리클럽(파72, 6711야드)에서 열린 에쓰오일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최종 라운드 연장 첫 홀에서 이소미(23)가 30cm짜리 버디를 성공시키며 활짝 웃었다.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네트웍스레이디스클래식에서 우승한 이소미는 대회 마지막 날 13번홀(파4, 387야드)에서 샷 이글을 잡아내는 등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 공동 1위로 경기를 마쳤다.
영어와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아는 프로 9년 차 ‘엄친딸’ 나희원(28)은 자신의 이력에 ‘KLPGA투어 우승’을 한 줄 추가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전 대회까지 상금 랭킹 60위로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없는 불안한 순위에 있었던 나희원은 우승이 그 누구보다 절실했다.
파5, 18번홀(538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이소미의 세컨드 샷은 아주 낮게 깔려 날아갔다. 바람의 저항을 그만큼 덜 받으며 날아간 이소미의 공은 나희원의 공보다 한참 앞에 놓였고 3번째 샷으로 핀을 공략하는 데 비교적 유리했다.
나희원의 3번째 샷은 핀이 꽂힌 그린에 안착했다가 스핀이 걸리면서 하단으로 흘러내리고 말았다. 반면 이소미는 3번째 샷으로 공을 핀 30cm 거리에 떨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나희원은 파 퍼트까지 놓치며 생애 첫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이소미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제주도 바람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이소미는 “공을 오른발 쪽에 두고 샷을 하면 낮게 컨트롤할 수 있다”면서 “연장 우승은 처음이라 기분이 더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소미는 “제주도에 올 때마다 팬 여러분이 늘 응원해주셔서 정말 힘이 난다”며 “올해 마지막 대회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희원은 아쉽게 2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순위를 한껏 끌어올리며 내년도 시드권 확보에 성공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김희지(21)는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대회 3라운드 공동 선두로 도약하며 결혼 전 우승을 노리던 오지현(26)은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단독 4위(8언더파 280타)로 내려앉았다.
홍정민(20)과 임희정(22)은 나란히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며 공동 5위에 올랐고 유해란(21)은 6언더파 282타로 단독 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