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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물 뿌리는 우승 세리머니 금지

고형승 기자2022.12.24 오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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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토토재팬클래식이 끝난 후 신지애가 우승자 펑샨샨(중국)에게 물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최근 ‘2023년도 토너먼트 규칙’을 일부 개정하고 공식 발표했다.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선수의 마음가짐 / 동반 캐디 규칙’이라는 항목으로 우승 시 축하 세리머니에 관한 규제가 담겨 있다.

규칙에 ‘선수 및 캐디는 우승자 축하 세리머니를 할 때 음료수 등을 포함한 액체를 뿌리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 이유로 ‘SDGs의 관점 및 우승자 사진 촬영 시 배려 등’을 들어 금지했다.

SDGs는 지속가능한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뜻하는 것으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되고 있는 유엔과 국제 사회의 최대 공동 목표이다. 여기에는 17개의 주목표가 있고 169개의 세부 목표가 있는데 특히 전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런 세리머니를 피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JLPGA투어 우승자는 관례로 주최사가 전시해 놓은 홍보물(자동차, 요트, 오토바이, 포클레인 등) 앞에서 모델처럼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런데 물을 뿌리면 촬영할 때 화장을 수정하거나 옷을 갈아입고 찍어야 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지연되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우승자에게 물을 뿌리는 이른바 ‘워터 샤워’는 일본 남자 투어(JGTO)에서는 아직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JLPGA는 규칙이 만들어지기도 한참 전인 2019년경부터 이미 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 남녀 골프 투어는 지금도 우승자에게 물세례를 통해 축하해주고 있다. 축하 방식을 놓고 어느 것이 맞다고 규정 내릴 수 없지만 선진 골프 문화를 지향하는 단체라면 어느 것이 더 나은 방식인지는 앞으로 생각해볼 문제다.


JLPGA는 그 외에도 ‘대회장에서 정해진 흡연 장소 이외에서 흡연(가열식 담배 포함)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기했다. 흡연에 전자 담배도 불가하다는 것을 써서 깨끗한 토너먼트를 목표로 하려는 협회의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

과거 일본 여자 선수들은 대회장 내 레스토랑에서도 담배를 피우곤 했다. 한일국가대항전이 열릴 때 다른 나라 선수나 관계자가 지켜보고 있더라도 개의치 않고 담배를 피웠다. 10년이 훌쩍 지나 흡연에 관한 규칙까지 마련된 것은 그들의 흡연 문화를 알고 있는 이에겐 상전벽해나 다름없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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