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최경주 원포인트 레슨장에 모여든 수많은 갤러리.
'AI 최경주 원포인트레슨' 시연.
한국 남자 골프의 전설 최경주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열렸던 SK텔레콤 오픈 대회 현장에 마련된 'AI 최경주 원포인트 레슨장'.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AI 최경주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 수많은 갤러리가 체험 부스를 찾았다. 스윙 분석 존 타석에 서면 정면에는 AI 최경주가 근엄한 표정으로 서 있고, 그 옆으로 동작 감지 센서가 있다. 드라이버를 수차례 휘둘러 전설의 레슨을 여러 차례 받은 한 남성 갤러리는 "프로그램을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운 뒤 "AI 최경주지만 대면 레슨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최경주 프로와 목소리가 정말 똑같다. 전설이 지적해준 부분을 중심으로 연습하면 앞으로 비거리를 많이 늘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주위에서 구경하던 갤러리들 역시 AI 최경주가 원포인트 레슨을 시작하자 놀라면서도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AI 최경주 원포인트레슨'을 직접 받아본 기자.
실제 최경주는 아니었지만 AI로 구현된 최경주의 원포인트 레슨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 기자도 직접 체험해봤다. 전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다는 부푼 마음으로 기자는 드라이버를 힘껏 휘둘렸다. 그러나 헛스윙을 하는 바람에 진단할 수 없다는 결과나 나왔다. 전설의 레슨을 놓칠 수는 없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이번엔 다행히 말없이 근엄한 표정으로 서 있던 AI 최경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기자의 티 샷을 본 AI 최경주는 어드레스 자세 85점, 스윙 점수 77점을 준 뒤 특유의 억양으로 "백스윙 시 하체가 버텨주지 못하고 과도하게 회전합니다. 이때 상하체의 꼬임이 부족해 거리 손실이 유발됩니다. 셋업시 몸의 중심을 70% 정도를 오른발에 두고 백스윙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AI 최경주의 구구절절 맞는 말을 귀에 새기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단번에 고치긴 힘들었다. 그러나 전설의 "잘할 수 있겠죠잉~"이라는 말처럼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는 있었다.
이러한 신기술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었을까. SK텔레콤의 AI 휴먼 기술과 골프존의 실내 골프 연습 센서(GDR) 기술이 연동해 탄생했다. GDR 관계자는 "이용자가 스윙하면 골프존 GDR의 레슨 프로그램이 관절을 추적해 어드레스, 백스윙, 백스윙 탑, 전환, 다운스윙, 팔로스루, 피니시까지 총 8개 동작을 분석하고 잘못된 점을 찾아낸다"면서 그러고는 "AI 최경주를 통해 이용자에게 피드백을 전달해 재미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다.
레슨 프로그램은 국내 베스트 교습가인 성시우 프로를 표준 모델로 GDR 소속 프로 10명을 학습시켜 표준점을 잡았다.
관계자는 "앞으로 이용자들이 스스로 골프 레슨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편 'AI' 최경주가 갤러리 플라자에서 활약하는 동안 '선수' 최경주는 시차 적응의 어려움과 제주의 얄궂은 날씨에도 자신의 SK텔레콤 오픈 통산 20번째 컷 통과를 이뤄냈고 대회 최종일 타수를 잃지 않으며 공동 19위에 오르는 저력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