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회원제 비회원과 대중형 골프장 주중 그린피 인상률 추이 [자료=레저산업연구소]
골퍼들의 원성이 높았던 대중형(퍼블릭) 골프장의 그린피가 2만원 가까이 내릴 가능성이 보인다. ‘골프 대중화’의 취지 아래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대중형 골프장들의 그린피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이 최근 대표 발의한 ‘체육 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대중형 골프장의 그린피는 4~6월과 9~11월의 ‘평균’에서 ‘최고’ 가격으로 바뀌게 된다. 퍼블릭 골프장 그린피 기준이 ‘최고’치로 변경된다면 향후 수도권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는 인하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대중 골프장의 그린피를 낮추기 위해 2022년 11월 대중제를 비회원제와 세금 혜택을 받는 대중형으로 나눴다. 이때 대중형을 선택하는 골프장에 대해 그린피를 최고치가 아닌 평균치로 정했다. 그 결과 대다수 대중제 골프장은 대중형을 택했다. 새벽에 저렴한 그린피를 매기고 인기 시간대는 높은 금액을 받는 편법이 횡행했다.
대중형 그린피를 평균(주중 18.8만원, 주말 24.7만원)으로 잡은 결과 외형은 대중형 골프장이지만 기준 그린피를 초과하는 골프장(주중 그린피 기준)이 수도권 46개소, 강원 15개소, 충북 14개소 등 87개소로 전체의 34.7%에 달하게 됐다. 골프장들은 시간대별 그린피 차등책을 통해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했다. 결과적으로는 정책의 실패였다.
그린피를 가장 비싸게 받는 인천의 A 골프장은 올 10월 최고 그린피가 주중 31만원, 주말 35만원이다. 비회원제와 대중형으로 세금을 다르게 내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전에는 주중 18만원, 주말 24만원에 불과했다. 1년 반만에 그린피를 주중 최대 13만원, 주말 최대 11만원까지 인상한 것이다.
체시법 개정후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 변화 전망치 [자료=레저산업연구소]
이 골프장은 정부가 정한 대중형 골프장의 기준 그린피를 10만원 이상 초과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가 주중 23만1천원, 주말 29만2천원인데 비해 이 골프장은 그보다도 6만원 이상 비싸다. 그린피를 비싸게 받는 반면 대중형 골프장으로 분류되어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는 것이다.
민형배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등한 대중골프장의 그린피를 인하시키기 위해서 비회원제 골프장을 신설했지만 대중형 골프장의 기준 그린피를 평균치로 규정해 효과가 적었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이번에 체시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입법 취지를 말했다.
또한 “당시 기준 금액도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 요금으로 책정했기 때문에 지역 골프장은 오히려 코스 이용료을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면서 “24일에 있을 종감에서 최고가 요금도 권역별로 설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장관께 질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개정안은 여야의 이견이 없다면 올해 안으로 바로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체시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도권 대중형 골프장의 그린피는 올 10월 주중 20만4천원, 주말 26만3천원에서 최소 주중 1만9천원, 주말 2만1천원씩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18홀 이상의 대중형 골프장(251개소) 평균 그린피는 1만원 정도씩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형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보다는 여전히 3만원 정도 비싸다. 2020~2023년 동안 31.7%나 폭등했던 대중형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는 팬데믹이 끝난 뒤 2024년에는 0.8% 인하에 그쳤다.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잔디 관리 상태도 대체로 부실해 골퍼들의 원성은 오를 데로 오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