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상금랭킹 76위에 오른 곽민서. 2년 차가 된 그는 시즌 초 톱 10에 두 차례 들며 적응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골프파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차. 곽민서가 투어 적응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곽민서는 루키였던 지난 해 톱 10에 한 차례 들며 상금랭킹 76위에 올랐다. 올해는 3개 대회에 출전해 벌써 톱 10에 두 차례 들었다.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공동 8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지난 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면 올해는 두 번째 하는 거니까 더 편안하고 재미있어요."
곽민서는 끈기 하나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2009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그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6년이나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뛰었다.
첫 해 상금랭킹 56위에 오른 그가 손에 쥔 돈은 9040달러(약 1100만원). 2부 투어 6년 동안 그가 번 상금은 11만2546달러(약 1억3700만원)였다. 연간 20개 정도의 대회가 열리는 2부 투어 1년 경비 밖에 안 되는 돈이다. 곽민서는 "너무 안 될 때는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1년만 더 해보자'는 엄마의 설득에 다시 마음을 돌렸다"고 했다.
곽민서는 해마다 좋아졌다. 2부 투어 첫 해 상금랭킹 56위에서 2년차인 2010년 상금랭킹 50위, 2011년에는 37위에 올랐다. 2012년 컨디셔널 시드를 받아 정규 투어를 경험했고, 2014년에는 2부 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올라 이듬 해 LPGA 투어 풀 시드를 획득했다.
꿈의 무대였던 1부 투어를 밟게 된 그는 하루 하루가 즐겁다.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을 앞두고는 "개학을 해서 새로운 마음가짐이다. 소풍 온 기분"이라고 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웃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소개 글을 올린 곽민서는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을 좋아 한다. 그래서 더 웃으려고 노력한다. 골프가 진짜 안 될 때는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럴 때는 음악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인생은 실수의 연속이니까 한 번의 실수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곽민서는 "우승을 많이 해 전 세계 골프 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생명력이 긴 선수로 투어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것도 바람이다. 곽민서는 "끈기 하나로는 나를 따라갈 선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