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서가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8위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이 열리는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은 선수들이 선호하는 코스가 아니다. 개막전인데 강풍이 몰아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에서 유독 싱글벙글 웃는 선수가 있었다. LPGA 투어 풀시드 2년차를 맞은 곽민서는 “마치 소풍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방긋 웃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인지 첫 날 성적이 좋았다.
곽민서는 28일(현지시간)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쳤다. 앨리슨 리 등 5언더파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8위로 시즌 첫 라운드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표였다.
운도 좋았다. 오전에 바람이 평소보다 잔잔했다. 그래서 클럽 선택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곽민서는 첫 홀을 보기로 출발했지만 3, 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언더파로 올라섰다.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뽐낸 곽민서는 6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절묘하게 붙여 탭인 버디를 솎아냈다. 그리고 7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3언더파가 됐다.
후반 들어 12번 홀(파3)에서는 홀인원을 할 뻔했다. 15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했다. 페어웨이를 4번 밖에 안 놓쳤고, 그린 적중률도 78%로 좋았다. 퍼트는 28개였다. 그는 “오전에 바람이 안 불어서 클럽 선택하기가 쉬웠고, 공이 핀 가까이 가니까 퍼트도 잘 됐다. 아이언 샷이 특히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곽민서는 지난해 겨우 시드를 유지했다. 약 16만6000달러를 벌어 상금 순위 76위를 기록했다. 상금 순위 80위까지 시드가 유지된다.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 곽민서는 애틀랜타에서 새 시즌을 착실히 준비했다. 날씨가 추웠지만 훈련을 빼먹지 않았다. 특히 쇼트 게임 보완에 집중하면서 시즌을 기다렸다. 그는 “쉬는 동안 코스와 대회가 그리웠다. 오랜 만에 짐을 싸고 비행기를 타는 것도 즐거웠다”고 털어놓았다.
풀시드 2년 차를 맞고 있는 곽민서는 심적으로 지난해보다 안정됐다. 그는 “한 번 경험을 했다 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올해는 상금 랭킹 30위 안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 당연히 우승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곽민서는 지난해 톱10 1번을 기록했다.
곽민서는 2013년 대기 순번으로 이 대회에 왔다가 출전하는 행운을 누렸다. 컷도 통과했다. 바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어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바람을 이기려 하지 않고 태우는 스타일이다. 2라운드에서 바람이 좀 더 많이 분다고 해서 바람을 잘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올랜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