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로레나 오초아.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1일 주니어 클래식에서 부푼 배로 스윙 시범을 보인 그는 "투어에 복귀해 풀 시즌을 보낼 생각은 없지만 우승했던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가족과 함께 대회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사진 JTBC골프 캡쳐]
"투어 복귀는 안해요."
13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시티골프장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주최한 은퇴한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복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이렇게 답했다.
이런 상황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지난 2010년 4월 은퇴 선언 뒤 연말 결혼과 함께 필드를 떠난 오초아는 매년 대회를 앞두고 같은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오초아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오초아는 "투어에 복귀해 풀 시즌을 보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여건이 된다면 우승했던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피레이션)이나 브리티시여자오픈 같은 메이저 대회에는 나가고 싶다. 그러나 성적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즐기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03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오초아는 통산 27승, 102경기 연속 컷 통과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멕시코 항공사인 에어로멕시코 CEO인 안드레스 코네사와 가정을 꾸렸고, 2011년 12월 첫 아들 페드로를 낳았다. 2013년 11월 딸 줄리아를 출산했고 현재는 셋째를 임신해 내년 1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오초아는 "셋째는 남자 아이이며 이름은 디에고로 지었다"고 말했다.
결혼 뒤 주부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오초아는 간혹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왔다. 오초아는 주니어를 위한 골프 클리닉이나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자선 사업 등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오초아는 "선수로서만 살다가 아내와 엄마가 되면서 더 다양한 사고와 시선을 갖게 됐다"며 "세계적인 불황으로 골프 인구가 주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골프의 미래다. 더 많은 어린이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초아가 주최하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은 지난 2008년 창설돼 올해로 8회 째를 맞았다. 빈부 격차가 큰 멕시코에는 골프 인구가 많지 않다. 지난 주에는 포뮬라 원 대회가 멕시코에서 개최되면서 관심이 빠져나갔고 스폰서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오초아는 "해마다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럴수록 대회를 개최해야겠다는 결속력이 강해졌다"고 했다.
오초아는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1일 어린 아이들을 초대해 골프 클리닉을 열기도 했다. 임신 7개월의 불편한 몸이지만 손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웃음 꽃을 피웠다. 오초아는 "2년에 한 번씩 부른 배로 선수들을 맞았다"며 "임신과 출산 때문에 연습을 거의 못했다"고 웃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