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의 캐디 브라이튼은 전문 캐디가 아니지만 턴베리 코스는 가장 잘 안다고 한다.
고진영은 리코 브리티시 여자 오픈을 앞두고 연습라운드를 딱 한 번 했다. 현지 시간 수요일로 유일하게 비바람이 없던 날이었다. 악천후 대비를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 골프채널에 의하면 대회가 시작된 목요일부터 비바람이 불었는데 고진영은 가장 불리한 시간에 배정됐다. 첫날 이른 아침, 그리고 둘째날 늦은 오후였다.
골프채널은 또 고진영이 다른 선수들처럼 강풍이 불 때 통하는 드로샷이나 페이드샷을 구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똑바로 치는 샷을 구사했다. 바뀐 것은 하나도 없었다. 클럽을 크게 잡거나 작게 작거나 하는 것 등은 있었지만 그냥 똑같이 똑바로 치는 샷만 했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 채널은 경험 없는 고진영이 선두로 나서게 된 비결을 취재했다. 고진영의 캐디는 전문 캐디가 아니다. 그러나 턴베리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아는 캐디라는 것이다.
캐디 제프 브라이튼은 27세로 13세때부터 턴베리에서 캐디를 시작했다. 현재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캐디를 하며 가끔 턴베리로도 온다고 했다. 턴베리에서의 라운드(캐디) 경험은 천 번은 된다라고 미국 골프 채널에 말했다.
그들의 전략은 간단하다. 바람을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람이 불면 캐디가 바람의 강도를 감안해 오조준 지점을 고진영에게 알려준다. 고진영은 공을 똑바로 치고 바람이 그들이 원래 원하던 곳에 공을 떨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브라이튼은 “고진영이 이런 바람에 적응되지 않았을텐데 한 번도 불평하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브라이튼은 또 “파 4홀 중 3개홀에는 두 번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셌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이런 바람은 처음이었다. 평소 거리에 잡는 클럽 보다 5클럽 더 큰 걸 잡아야 할 때도 있었다. 랭킹 1위인 박인비에게도 많이 배웠으며 함께 경쟁한 김효주, 백규정, 진인지 등의 LPGA 투어 활약으로 힘을 얻었다”고 공식 인터뷰에서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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