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규정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시즌 첫 톱10 진입 가능성을 밝혔다.
머리를 짧게 자른 백규정이 모처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백규정은 3주 전 한국에 들러서 단발머리로 변신했다. 단발은 머리를 묶을 수 없어 골프를 하는데 불편할 거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백규정은 머리를 싹둑 잘랐다.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백규정은 최근 2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며 좀처럼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백규정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3언더파로 올라선 백규정은 공동 18가 됐다. 이틀 연속 2타를 줄이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백규정은 시즌 첫 톱10 가능성도 밝히고 있다. 백규정은 “언제나 목표는 톱10”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마음을 많이 비웠지만 여전히 ‘맹수’의 기질은 가지고 있다. 백규정은 마지막 홀 짧은 거리의 버디를 놓친 것에 대해 굉장히 실망스러워했다. 그는 “마지막 홀에 버디를 잡았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에 혀를 찼다. 그래도 최근에는 조급함을 많이 버리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필드에 나서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조급함을 느끼기도 했다. 계속 잘 안 되니까 이제는 생각을 바꿨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초심 같은 게 생겼고, 그렇다 보니 마음도 편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생활 패턴도 국내에 있을 때와는 180도 달라졌다. 백규정은 “솔직히 국내에 있었을 때는 연습에 소홀했다. 하지만 여기 와서는 확실히 연습이 실력을 말해주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화는 보통 쉬는 경우가 많았는데 미국에서는 일주일 내내 골프를 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리고 힘이 들어도 피지컬 트레이닝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언니들이 힘들다고 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유소연과 미림 언니가 끌고 가서 운동을 시킨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언니들이 해준 다른 조언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리디아 고와 스테이시 루이스가 잘 하는 게 코스 적응을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적응도 연습양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조언이다.
백규정은 안 되는 샷은 샷대로 바로 잡아야 하고 학업까지 병행하고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백규정은 “한국에 들어 갈 때마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다. 과제도 많고 전혀 봐주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휴학을 하면 졸업을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JTBC골프가 대회 최종 라운드를 15일 오전 3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해리슨(뉴욕주)=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