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는 지난해 고향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 우승 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재미교포 미셸 위가 고향에서 반격을 시작할 수 있을까.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미셸 위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다. 7개 대회 출전해 톱10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 공동 24위고, 컷 탈락도 한 차례 있었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첫 번째 메이저에서도 4오버파 공동 57위에 머물렀다.
대체적으로 부진한 미셸 위는 15일부터 고향인 하와이에서 열리는 롯데 챔피언십을 반격의 무대로 삼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했던 그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투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롯데 챔피언십에서 44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챙겼던 그는 US 여자오픈까지 석권했다. 롯데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그는 8개 대회에 톱10에 무려 7차례나 들며 페이스를 끌어 올린 바 있다. 자신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우승했던 게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한 주 휴식기를 갖는 LPGA 투어는 15일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다시 재개된다. 감기 몸살과 패혈성 인후염 등으로 고생한 미셸 위는 휴식이 반갑다.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감기 몸살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컷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또 3월 아시안 스윙을 다녀와서는 패혈성 인후염으로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셸 위는 “침을 삼키고 밥을 먹기 힘들 정도로 아팠는데 지금은 거의 회복됐다”라고 털어 놓았다.
볼을 교체한 것도 영향이 있는 듯하다. 나이키의 새 볼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미셸 위는 지난해 안정됐던 샷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그린 적중률이 76.84%에 달하며 이 부문 3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67.68%에 머물고 있다. 그린 적중률이 떨어지다 보니 퍼트 수도 1.76개에서 1.81개로 늘어났고, 평균 타수도 69.82개에서 71.77타로 2타 가까이 더 치고 있다. 미셸 위는 여전히 ‘ㄱ자 퍼트 자세’를 고수하고 있기도 하다.
미셸 위는 첫 메이저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앞두고 ‘포춘 쿠키’를 뽑기도 했다.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며 현재의 계획대로 성공할 것’이라는 점괘였다. 비록 첫 메이저에서는 맞아 떨어지지 않았지만 롯데 챔피언십부터는 좋은 기운을 가져다줄 것으로 미셸 위는 믿고 있다. 미셸 위는 ‘과다 연습’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올 시즌 더 잘 하려고 연습을 많이 한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미셸 위는 올해 세계랭킹 1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비록 공이 잘 맞고 있진 않지만 예전처럼 자신감이 떨어진 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좋았던 감을 되찾기 위해 심플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세가 무너진 게 아니라서 좋았던 감만 다시 회복하면 된다”며 “창조하는 것보다 예전의 감으로 돌아가는 것이 훨씬 쉽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크리스티 커와 브리타니 린시컴이 연이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골프 강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만약 최고의 흥행카드인 미셸 위까지 우승 퍼레이드에 가세한다면 골프 열기는 더욱 끓어 오를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