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토 아이와 요코미네 사쿠라. 둘은 뛰어난 쇼트 게임이 강점으로 꼽힌다. [골프파일]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동갑내기 스타인 요코미네 사쿠라와 미야자토 아이가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올해로 30세인 사쿠라가 ‘30세 은퇴’를 선언했고, 은퇴 번복이 없는 한 올해가 둘의 마지막 대결이 될 전망이다.
10살 때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둘은 올해 미국 무대에서 만난다. 그동안 요코미네는 일본 투어에 기반을 두고 활동을 했고, 미야자토는 일찌감치 LPGA 투어로 발걸음을 옮긴 터라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요코미네가 LPGA 투어 Q스쿨을 통과하면서 최고의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미야자토는 지난해 상금랭킹 86위로 부진했지만 최근 4년간 다승자 시드로 투어 무대를 누비게 됐다.
지난 2년 동안 미야자토와 요코미네의 성적은 대조적이다. 미야자토는 지난 2012년 LPGA 투어 2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퍼트 입스가 오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2년 동안 무승에 그쳤다. 반면 요코미네는 2013년 JLPGA 투어에서 4승, 2014년 1승을 쓸어담았다. 지난해 11월 엘리에어 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JLPGA 투어 최연소(28세345일)이자 역대 두 번째로 총상금 10억 엔을 돌파했다. 세계랭킹도 요코미네가 48위로 108위 미야자토에게 앞서 있다.
키가 1m60cm가 되지 않는 둘은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40야드 정도다. 미국 무대에서는 260야드 이상 날리는 장타자가 많고 전장이 길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은 특출난 쇼트 게임 능력을 지니고 있다. 퍼트의 귀재라고 불리는 박인비(KB금융)조차도 한때 미야자토의 퍼트를 최고라고 인정했다고 한다. 요코미네도 쇼트 게임에 능하다. 지난해 LPGA Q스쿨에서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김세영(미래에셋)은 “요코미네가 공을 귀신같이 다 집어넣었다. 쇼트 게임을 정말 잘했다. JLPGA 투어 23승을 기록한 배테랑 골퍼다운 관록이 느껴졌다”고 평했다.
둘은 20년 지기다. 요코미네는 자신의 결혼 소식을 미야자토에게 먼저 귀뜸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미야자토는 “사쿠라가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처음 말해줬다. 10살 때부터 친구였기 때문에 더욱 기뻤다. 우리도 이제 결혼을 할 때가 됐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관은 사뭇 다르다. 요코미네는 ‘골프를 더 잘하기 위해 안정감을 찾겠다’며 결혼을 선택했고, 올해부터 멘털 치료사인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반면 미야자토는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투어 상금왕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결혼을 미루고 있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미야자토와 요코미네의 올 시즌 목표는 LPGA 투어 1승. 미야자토는 “올해는 퍼트의 자신감을 되찾고, 1승을 거두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세계랭킹 1위 또는 올해의 선수상을 목표로 삼았지만 지금은 자신감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코미네도 “LPGA 투어 목표는 확고하다. 1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털어놓았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