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은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최종 라운드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골프파일]
한국 자매의 연승 행진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서 끊겼다.
후반기 들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독식하고 있는 한국은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대회에서도 다수의 선수들이 우승 경쟁을 펼쳤다. 최종 라운드에서 매서운 추격전을 벌여 선두로 출발한 포나농 팻럼(태국)을 따라잡을 듯했다. 하지만 12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13언더파로 치고 나갔던 이미림(우리투자증권)의 기세는 물에 빠지면서 꺾였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이미림은 잘 나가다 13번 홀(파4) 티샷을 왼쪽으로 당겨 길게 늘어선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고 말았다. 결국 이미림은 보기를 했고, 15번 홀(파3) 아일랜드 홀에서도 공이 물에 빠져 트리플 보기를 하며 주저앉았다.
대회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은 워터 해저드가 유난히 많아서 정교한 샷이 요구되는 코스다. 그래서 최종 라운드에서는 누가 물에 빠뜨리지 않고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느냐가 우승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한 차례도 워터 해저드에 빠지지 않고 8타를 줄인 펑샨샨에게 우승컵이 돌아갔다.
이일희(볼빅)도 전반에 12언더파로 잘 나가다 워터 해저드에 빠져 타수를 잃으며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일희는 16번 홀(파5)에서 이글을 하는 등 뒷심을 발휘한 터라 샷 미스는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3라운드에서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났다.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이 후반 9개 홀에서 3차례나 워터 해저드에서 헤맸고, 무려 5타를 잃었다. 14언더파 선두를 달리다 17번 아일랜드 홀에서 티샷이 물에 빠져 더블보기를 했다. 18번 홀에서는 세컨드 샷이 짧아 또다시 워터 해저드에 떨어져 2타를 잃고 10언더파로 미끄러지며 우승 동력을 잃었다.
최운정(볼빅)도 마찬가지다. 14번 홀에서 세컨드 샷이 물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벌타 등으로 쿼드러플 보기를 적지 않았을 것이다. 물에 빠진 것을 치려했던 최운정의 무리한 도전은 그 다음 문제였다. 최운정은 결국 선두에 4타 차 뒤진 14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LPGA 투어 첫 승을 노렸던 포나농 팻럼은 최종 라운드 15번 홀에서 거리 조절을 못했고,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2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전까지 16언더파로 선두를 유지했던 팻럼에게는 정말 뼈아픈 샷이었다.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던 우에하라 아야코(일본)도 워터 해저드 탓에 고전해 11언더파 2위에서 9언더파 공동 16위로 미끄러졌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