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중혁, cooperation 바하마 파라다이스아일랜드 리조트]
‘엄친 딸, 필드의 슈퍼모델, 팔방미인, 골프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수….’ 재미동포 앨리슨 리(한국명 이화현)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아일랜드계 한국인 아버지와 한국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동포 2세인 앨리슨 리는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데뷔와 동시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명문 캘리포니아대학(UCLA) 학생이라는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다.
프로 데뷔 후 3년은 앨리슨 리에게 골프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의 연속이었다. 과제를 한 아름 안고 투어 출전을 이어가는 시간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그러나 영리한 그는 투어 생활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았다. 데뷔 첫해 상금 랭킹 23위, 2016년에는 38위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면서 올 시즌부터 투어 활동에 올인할 수 있게 된 앨리슨은 행복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대학 생활을 통해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는 앨리슨 리의 본격적인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 시즌이 시작되었는데, 그동안 어떻게 보냈나?
오프 시즌은 늘 즐겁다. 연습 외에도 많은 일을 한다. 연말에는 친구들과 라스베이거스에 놀러 갔다. 유타주에 가서 일주일 정도 휴가를 보내면서 스키를 탔고, 난생처음 눈사람도 만들어봤다. 충분한 휴식으로 재충전을 했기 때문에 더 기분 좋게 새로운 시즌을 맞았다.
지난해에 대학을 졸업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는데.
대학 졸업을 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 친구들을 예전처럼 자주 볼 수 없게 된 것은 슬픈 일이지만, 졸업이라는 말은 뭔가 마음이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투어 데뷔 뒤 3년여 동안 투어 활동과 대학 공부를 병행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다. 대회를 치르면서 과제를 하느라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늦어지지 않고 제때 졸업하게 돼 정말 보람이 컸다.
‘졸업’은 어떤 의미인가?
2015년에 LPGA투어에 데뷔한 일은 내게 너무 중요한 사건이었다. 일반적으로 프로 무대에 진출하면 학업을 좀 미루게 되고 졸업도 늦어진다. 하지만 나에게는 학업을 미루지 않고 4년 안에 대학을 졸업하는 게 정말 중요했다. 2013년에 UCLA에 입학하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학교 생활은 너무 소중했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나는 골프를 정말 사랑하고, 가능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하지만 먼 훗날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인생의 플랜 B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골프도, 학업도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었다.
학업 성적도 좋다고 들었는데, 마지막 학기의 학점은 어땠나?
평균 학점(GPA) 3.3을 받았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등학교 때보다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학교 공부뿐 아니라 좋은 친구들과 추억도 쌓는 등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졸업 후 달라진 것이 있다고 느끼나?
졸업 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대학 생활을 통해 공부를 하면서 친구들을 만나고,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한 사람으로서도 더 성숙해졌다. 이제 프로로서 좀 더 본격적인 커리어를 펼칠 때가 되었는데. 사실 학교에 다니면서 너무 바빴다. 스윙 연습을 하고, 트레이너를 찾아다니는 일도 벅찼다. 졸업을 한 뒤 최근 몇 달 동안은 골프 쪽에 더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프로 골퍼로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드디어 졸업을 했으니 앞으로는 골프에만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코치를 만났는데, 어떤 변화를 줬나? 지난해에는 골프 코스 안에서 집중력도, 자신감도 잃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한 경기 계획이 있다. 나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더 잘 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집중력과 자신감도 다시 되찾고 있는 중이다.
②편에서 계속됩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