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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 심장 쫄깃’ 유럽투어의 행운의 샷 열전

남화영 기자2022.12.23 오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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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비욘이 그린 옆 벙커에서 샷을 하고 있다. [사진=DP월드투어]

유러피언(DP월드)투어 15승을 거둔 베테랑 토마스 비욘(덴마크)이 샷을 하고 난 뒤에 창피함을 못 이겨 잔디에 얼굴을 파묻었다.

비욘이 벳프레드브리티시마스터스의 그린 옆 벙커에서 샷을 했는데 토핑이 났다. 공은 벙커 턱을 맞고는 위로 튀어 오른 뒤에 떨어져 그린으로 흘렀다. 어쨌든 파세이브는 할 수 있지만 ‘위대한 덴마크인’이란 별명을 가진 51세의 상남자가 체면을 구긴 건 확실하다.

그 광경을 본 동반자 선수는 웃음을 참지 못해 고개를 숙여 낄낄댔고 비욘 역시 너무나 민망했던지 클럽을 하늘 높이 던지면서 멋쩍음을 표시했다. 그리고도 창피함을 이기지 못해 벌게진 얼굴로 벙커 옆 언덕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 동안 카메라를 외면했다(카메라는 유독 오래 그의 뒷모습을 비췄다).

유럽의 DP월드투어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투어 대회에서 나온 프로들의 행운의 샷들(Luckiest shots)상황들을 소개했다. 프로 선수의 실수, 요행, 행운들이 한 해 투어를 장식했다.
아래 url 참조.
https://www.europeantour.com/dpworld-tour/news/video/best-of-2022-luckiest-shots/

욘 람이 친 공이 벙커를 굴러 타고 넘었다.

올 시즌 최종전인 DP월드투어챔피언십 마지막날 욘 람(스페인)은 2위인 테릴 해튼(잉글랜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에 2타차 선두인 파5 2번 홀의 세미러프에서 우드로 두번째 샷을 했다.

람이 친 공은 페어웨이를 두 번 튀기더니 그만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그런데 낮은 각도로 떨어진 덕에 공은 용케도 모래를 굴러서 벙커턱을 타넘었고 그린 앞에 멈췄다. 벙커에 빠졌다면 파세이브에 급급했을 상황에서 이글 기회를 맞은 람은 결국 이 대회를 우승했다.

메이저인 BMW PGA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가 티 샷한 볼이 왼쪽으로 휘어지더니 깊은 덤불로 들어갔다. 하지만 나뭇가지에 맞고 튕겨나와 페어웨이로 들어왔다. 동반자인 매트 피츠패트릭이 웃었고 매킬로이는 따라 웃다가 부끄러운듯 얼굴을 가렸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프로들도 실수를 한다. 적당히 잘 친 샷이라도 어려운 코스 세팅에서는 힘든 상황을 맞을 때가 많다. 그 사이에 간혹 나오는 요행은 복음과도 같다.

매킬로이의 요행에 피츠패트릭이 웃고 있다.

어떤 공은 홀 뒷벽을 맞고 되튀긴 뒤에 떨어지기도 한다. 선수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상황이다. 그린 옆 연못에 빠질 것 같던 공이 가장자리 경계석에 맞고 용케 튕겨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마추어 골퍼가 했다면 분명히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는 농담 섞인 칭찬이 나올 상황이다.
프로에게는 ‘행운도 실력이다’는 칭찬을 해야 할까? 아니면 ‘프로도 이런 일을 흔히 겪는 만큼 어쩌다 필드를 나가는 우리의 골프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와도 너무 속 끓이지 말자’는 위안을 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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