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김지한의 골프 담화설록] 전례없는 변화, 격 높이려는 PGA 투어의 미래는?

김지한 기자2023.03.02 오전 11:30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올 시즌 특급 대회로 치러진다.

“나는 PGA 투어의 유산을 믿는다. 여전히 투어가 제공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5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PGA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PGA 투어에 대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1996년 데뷔해 통산 82승을 거둔 자신의 기록, 자산이 PGA 투어에 있다고 밝힌 이 발언은 이후 투어의 확산에 큰 힘을 실어줬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투입된 LIV 골프의 공세에 PGA 투어는 전례없는 적극적인 대처와 변화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그 변화는 2023년 올해 하나둘씩 드러내고 있다.

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PGA 투어가 이번 시즌부터 분류한 '특급 대회' 중 하나다. 골프 세계 랭킹 톱10 중 LIV 골프에서 활약중인 캐머런 스미스(호주)를 제외한 9명이 모두 출전했다. 총 상금 규모만 2000만 달러(약 260억원), 세계 랭킹 포인트도 그만큼 시즌 최고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특급 대회는 PGA 투어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투어 활성화를 위한 변경안의 핵심 이슈였다. 기존 4대 메이저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개 플레이오프 대회 이외에도 총 상금 2000만 달러로 올린 일반 대회를 특급 대회로 분류, 투어와 함께 하는 대회의 격을 높이고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를 넣도록 했다. 대신 투어는 특급 대회로 올린 만큼 선수가 이행해야 할 의무를 부과했다.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 상위 20위에 든 선수들은 특급 대회로 분류한 17개 중 1개를 제외하곤 16개 대회에 무조건 참가하도록 한 것이다. 투어 회원으로서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키면, 그만큼 두둑한 보상을 하면서 투어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골프 팬들은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못지 않게 매달 특급 대회를 지켜보는 재미가 클 것이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사진 Gettyimages]

그리고서 5개월 뒤, PGA 투어는 또한번 변경안을 내놓았다. 전년도 페덱스컵 랭킹 50위, 세계랭킹 30위, 대회 즈음 페덱스컵 랭킹 10위, 투어 대회 우승자 등으로 제한해 컷 탈락 없이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8개 대회를 다음 시즌에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상위 랭커들이 컷 탈락 없이 끝까지 경쟁함으로써 상금도 두둑하게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스타 골퍼들의 경쟁을 더욱 부추기면서 투어 급을 더 키우겠다는 의도다.

PGA 투어 선수위원장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팬과 스폰서들은 주말까지 스타를 보기를 원한다. 이것(변경안)은 투어를 더 경쟁력있게 만들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고,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팬들의 관심을 키우고, 최고의 시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급 대회 정책으로 인해 생긴 '비(非)특급 대회'와의 불균형에 대한 문제도 보완될 전망이다. 이번 시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 특급 대회 사이에 끼여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혼다 클래식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PGA 투어는 특급 대회 참가 의무 규정도 없앨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정된 대회들의 격 자체를 높인 만큼 선수들이 알아서 유연하게 참가하도록 대회를 설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리 매킬로이는 PGA 투어 선수위원장으로서 선수 권리를 높이기 위한 목소리를 꾸준하게 내고 있다. [사진 Gettyimages]

PGA 투어는 내년부터 추춘제가 아닌 연중제로 시즌을 시작한다. 가을에 시작해 다음해까지 시즌을 치르는 방식이 아닌 연초 개막·연말 마무리로 바꾸는 것이다. 이에 더해 PGA 투어 선수 18명이 스크린 골프로 경쟁하는 TGL도 내년 1월 첫 선을 보인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의 주도로 진행하면서 PGA 투어의 적극적인 지원도 더해졌다. LIV 골프와의 경쟁, 이에 달라지는 시장 트렌드 등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가 프로골프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지 주목된다. 그 변화의 시초가 될 2023년, 그리고 실제적으로 변화가 표면적으로 드러날 2024년에 PGA 투어를 더욱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 ‘김지한의 골프 담화설록’은 말하고(談) 이야기하고(話) 의견을 전하고(說) 기록하는(錄) 한자 뜻을 모두 담아 골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