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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라이어 윤지나 대표, “동남아에 이어 올해 일본까지 시장 확장할 계획”

고형승 기자2024.02.22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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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가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 페어라이어의 윤지나 대표를 만났다[사진 페어라이어, JTBC DB,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지나 대표는 국내 골프웨어 페어라이어의 브랜드 파운더(창립자)이자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2024년 2월 현재 약 9만 4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2만여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페어라이어는 2017년 온라인 기반의 골프웨어 시장을 개척한 이후 강력한 팬덤의 입소문을 타고 국내 유명 백화점은 물론 동남아 지역까지 진출하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페어라이어(Fair Liar)는 ‘페어웨이(fairway)’와 ‘라이(lie)를 보다’에서 따온 단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의적 표현이 숨어 있는데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윤 대표의 위트를 엿볼 수 있다.

윤 대표는 “페어라이어의 옷은 러블리하고 여성스러운 옷이다. 그런데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필드에 나가면 대부분 골프를 잘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하는데 그런 생각을 깨부수는 게 바로 이 이름의 반전 매력이다. 사실은 골프 매너도 좋고 골프도 정말 잘하는 ‘필드(페어웨이) 위의 거짓말쟁이(라이어)’라는 앙큼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팬덤은 위기 극복의 기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페어라이어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골퍼가 이탈하면서 골프웨어 브랜드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윤지나 대표는 “2023년은 ‘생존(生存)’을 위해 우리가 모두 자구책을 마련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며 “페어라이어는 태생부터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브랜드 이름을 정하거나 콘셉트를 정할 때부터 기존 (개인) 팬들과 소통하면서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시작해 매장이 하나씩 생기고 백화점에 입점하자 그들이 가장 먼저 기뻐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웨어 전문가들은 남성 고객보다 여성 고객의 충성도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판단한다. 비슷한 패턴이나 디자인의 의상에 쉽게 싫증을 내고 자기만의 스타일에 집착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페어라이어의 구매 고객은 이른바 팬덤을 형성하고 있어 강력한 유대감과 결속감을 느끼고 있다. 윤지나 대표는 개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제품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즉각 반영한다.

윤 대표는 “고객들이 자기의 목소리가 제품에 반영되어 출시되는 것을 보면서 충성도가 올라가는 그런 구조다”면서 “다른 브랜드에 없는 끈끈함이 우리에게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성 고객의 욕구를 충족하는 디자인의 제품이 많다. 그래서 여성 골퍼들이 페어라이어의 옷을 특별히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페어라이어는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특징이 있다. 주름치마나 스카프가 달린 티셔츠, 리본이 달린 바이저 등이 페어라이어를 나타내는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골프웨어를 단순히 스포츠웨어로 접근하기보다 일상에서도 예쁘게 차려입을 수 있는 의상으로 만드는 게 윤 대표의 브랜드 철학이자 팬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윤 대표가 말하는 끈끈함으로 뭉친 팬덤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를 거치며 대부분 골프웨어 브랜드가 녹다운당하고 있을 때 비틀거리지 않고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기회가 오면 상대를 향해 카운터펀치를 날리기 위해서 말이다.


패션에 기능을 더하다

페어라이어는 한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전인지의 옷’으로 명성을 얻었다. 전인지는 2021년부터 2년간 페어라이어의 옷을 입었다.

평소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인기를 끌던 전인지가 입으니 그 인기는 놀라웠다. 페어라이어는 전인지와 의류 계약을 맺고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골프웨어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페어라이어를 입은 ‘플라잉 덤보’ 전인지는 2022년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4년여 만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고 또다른 메이저 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에서 단독 2위에 오르며 훨훨 날았다.

그해 전인지는 ‘파운더스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른다. 파운더스상은 LPGA의 정신, 이상과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한 선수에게 주어지며 동료 선수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므로 더 특별하다.


전인지가 LPGA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자, 페어라이어의 마니아층이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다.

전인지를 2년간 후원한 윤 대표는 “페어라이어의 두 가지 키워드가 바로 ‘패션(fashion)’과 ‘펑션(function)’이다. ‘패션에 기능을 더하다(fashion with function)’라는 게 우리 브랜드의 모토다”면서 “전인지 선수를 통해 예쁜 옷에 더해 기능성까지 검증됐다. 예쁜 디자인과 편안함은 당연하고 기능적으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에 이어 일본까지

윤지나 대표는 지난해 베트남을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할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현재 페어라이어는 대만에 3개, 베트남에 2개, 싱가포르에 1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이미 해외에서 온라인 직구(직접 구매)를 통해 유명한 브랜드였기에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윤 대표는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가 훨씬 편할 때가 있다. 해외 파트너사와 직접 소통하면서 지난해 6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올해 4월부터 도쿄역 다이마루백화점에서 크게 팝업스토어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페어라이어는 케이(K)-골프웨어가 전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는 업체다. 한국 골퍼의 눈높이를 충족하면 어디서든 통한다는 게 윤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이제 아시아권에서 케이-골프웨어가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객의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꽤 까다롭고 높기 때문에 세계에 다 통할 것으로 생각한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우리 브랜드 고객 중 절반이 골프를 즐기고 나머지 절반은 골프를 하지 않는다. 럭셔리 스포츠웨어 또는 고급스러운 데일리웨어로 입어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필드에서만 입는 골프웨어가 아닌 일상복으로 겸해서 입을 수 있어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2024년을 ‘기회의 해’로 표현했다. 그는 “팬데믹 때 정말 많은 브랜드가 생겼고 또 철수하기도 했다. 이제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본질(essence)에 관해 깊이 고민하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표는 “이제는 예쁜 옷, 기능 좋은 옷이 아닌 그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스토리가 담긴 상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고객이 그 본질에 공감하지 못하면 철저히 외면받게 될 것이고 그 본질을 잘 어필한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게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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