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이게 가능해?’ 파3 2개 홀 연속 홀인원!...딸에게 선물 받은 골프공으로 홀인원

고형승 기자2024.10.14 오후 1:37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딸에게 선물 받은 토비 골프공으로 파3, 2개 홀 연속 홀인원에 성공한 60대 이영환 씨[사진 개인 제공]

대구에서 정밀 측정 기기 제작 사업을 하는 65세의 이영환 씨는 10월 초 경남의 김해상록골프클럽 5번(145m)과 8번 홀(140m)에서 연속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2번 하는 것은 국내 로또 1등에 19번 연속으로 당첨될 확률인 약 1억 5500만분의 1보다 어려운 일이다.

골프 전문 매체인 골프다이제스트는 한 라운드에서 2번 홀인원 할 확률이 1억 6200만분의 1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영환 씨는 10월 4일, 고등학교 동창 골프 모임에 참가했다. 모두 5개 팀이 참여한 친선 도모 라운드였다.

10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다이와 G3 6번 아이언으로 전반 파3, 2개 홀을 공략했고 당시 사용하던 공은 딸(이채원)이 9월 초 선물해준 토비 골프공이었다.


딸 채원 씨는 “예쁜 줄이 그어져 있는 공을 우연히 보게 됐다. 아빠가 조만간 라운드 나가신다는 게 생각나서 구매했다”면서 “그날 아침에도 ‘즐거운 라운드 하고 오시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채원 씨가 문자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에게 문자를 받았다. “아빠가 생애 처음 홀인원이라는 걸 했다. 딸! 그런데 기적이야. ‘세상에 이런 일이’야. 전반에 연속으로 파3홀 두 번 다 홀인원 했어. 딸이 사준 공으로~”

구력이 10년 정도인 싱글 골퍼 이영환 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골프장을 찾는 편이다. 방문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 홀인원 보험을 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 씨는 “그날 4번 홀까지 3오버파 정도 수준으로 플레이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5번 홀이 140m 앞 핀이었고 프린지에서 3m 정도 떨어진 곳에 핀이 꽂혀 있었다. 맞바람이 불어서 7번이 아닌 6번을 잡았다. 티를 높게 꽂고 공을 띄워야 핀 근처에 공을 붙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8번 홀은 평소 125m 정도 거리에서 플레이되는 곳인데 핀이 그린 뒤쪽에 꽂혀 있어 이 씨는 다시 한번 6번 아이언을 뽑아 들었다.

이 씨는 “145m가 찍히는 걸 보고 다시 6번을 잡았다. 원래 6번은 선호하는 클럽이 아닌데 앞바람까지 불고 있어 (5번 홀과) 같은 공략을 구사하게 됐다. 후배한테 ‘또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티잉 구역에서 약간 모래를 스친 것 같아 좀 짧지 않았나 싶었다. 그런데 공이 핀 50cm 앞에 떨어진 후 굴러 들어갔다”고 했다.

파3, 2개 홀에서 연달아 홀인원을 한 이영환 씨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게 메시지라면 어떤 메시지일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날 아들이 사준 타이틀리스트 티셔츠를 입고 딸이 선물해준 골프공(토비)으로 아내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순간이었다. 정말 행복하고 기쁘다. 이 행운이 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그가 홀인원을 할 때 사용한 토비 골프공은 요즘 SNS를 통해 급속도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는 저압축 골프공이다. 직진성이 뛰어난 골프공으로 요즘 이 공의 몸값이 꽤 치솟고 있다.


신기한 점은 2022년 10월에도 40대 직장인 최준영 씨(부산)가 김해상록골프클럽 5번과 8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2년 만에 같은 골프장 같은 홀에서 2번 연속 홀인원이 나온 것은 도대체 몇 분의 몇 확률일까.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