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로마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캔틀레이는 모자를 쓰지 않고 경기했다.
내년 9월말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전 라이더컵에 미국 선수들은 처음으로 20만 달러(2억8780만원)씩 출전료를 받는다
라이더컵을 주관하는 미국프로골프(PGA)협회는 16일 밤(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내년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의 선수 할당금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어떤 선수도 보상을 요청하지 않았지만 선수에 할당되는 금액을 종전 2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로 증액하며 그중 30만 달러는 선수들이 선택한 자선 단체에 기부하며 나머지는 수당이다.’
1923년 시작되어 미국과 유럽 대륙을 오가면서 2년마다 한 번씩 경기하는 3일간의 팀 매치인 라이더컵은 선수들이 돈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대회였다. 선수와 갤러리는 애국심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데 가치를 뒀다. 응원 열기가 뜨겁고 인기가 높아 메이저 만큼의 출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이 급증하자 선수들은 출전과 관련한 수익 배분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미국 선수 패트릭 캔틀레이는 모자를 쓰지 않고 경기하면서 출전료를 주지않는 데 대해 무언의 항의를 한 것이 이슈가 됐다. 또다른 출전자 잰더 쇼플리도 캔틀레이에 동조하는 입장이었다.
특히 내년 뉴욕에서 열리는 라이더컵의 하루 입장료가 750달러(108만원)로 책정되었다. 그런데 바로 매진되면서 골프협회가 수익을 선수와 나누지 않는다는 데 대한 비판과 논쟁이 가열됐다. 최근 마친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도 타이거 우즈와 스코티 셰플러 등의 여러 선수들이 라이더컵의 보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입장을 표명했다.
우즈는 자선 단체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할 것을 주장했고, 셰플러는 어떠한 돈도 필요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우즈는 “제 선수 시절로 돌아가서 지난 1999년에도 똑같은 대화를 나눴는데 자선단체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라이더컵에 출전한다면 모든 선수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국팀 캡틴인 키건 브래들리는 “50만 달러가 주어진다면 그 돈을 모두 자선금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높아진 선수 할당금 50만 달러를 두고 30만 달러는 자선금으로 의무적으로 기부하지만 나머지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만큼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캔틀레이가 20만 달러에 만족할지는 모르지만 모자는 꼭 쓰고서 경기할 것이다.
내년 라이더컵은 9월26일부터 미국 뉴욕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열린다. 지난해 로마 외곽 마르코 시몬에서는 유럽팀이 11.5-16.5로 완승했다. 미국은 홈에서 설욕을 노린다. 향후 출전료 관련해서 유럽팀의 대응 또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