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들이 고전하는 코스에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박성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도전에 나선 박성현이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비애라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기아 클래식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11언더파로 선두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3타 차 공동 2위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아비애라 골프장은 페어웨이가 좁다. 장타자들에게 유리한 코스가 아니다. 대표적인 장타자 김세영은 3라운드까지 공동 47위, 미셸 위는 공동 58위에 머물렀다.
박성현도 이날 티샷을 5번 밖에 페어웨이에 떨어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질긴 러프에서도 아이언 샷을 그린에 올려 기회를 만들어냈다.
6번 홀과 8번 홀에서 보기와 버디를 맞바꾼 박성현은 12번 홀부터 펄펄 날았다. 12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13번 홀(파4)에서 3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4번 홀(파3)에서도 세 걸음 가까이 되는 버디가 홀에 들어갔고, 15번 홀(파4)에서도 4m 가량의 버디를 추가했다. 275야드로 세팅된 짧은 파4, 16번 홀에서는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러프에 빠졌지만 높이 띄우는 기가 막힌 어프로치 샷으로 한 타를 더 줄였다. 5홀 연속 버디였다.
그러나 17번 홀(파5)에서 사고가 났다.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숲 속으로 들어가 버렸고 볼을 찾지 못했다. 티잉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와 티샷을 한 박성현은 5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리디아 고는 2타 차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온 아쉬운 실수였다.
그러나 박성현은 마지막 홀에서 다시 분위기 전환 기회를 만들었다. 6m 정도의 버디 퍼트를 넣어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홀 버디는 다음 날 라운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주 JTBC 파운더스컵에서 17언더파 공동 13위로 성공적인 첫 걸음을 뗀 박성현은 한 주 만에 투어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는 모습이다. 3라운드에서도 언더파를 적어내면서 LPGA투어 9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최종일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만약 우승한다면 2년 이내에 LPGA투어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앞당길 수 있다.
JTBC골프에서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를 28일 오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원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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