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스컵에서 17언더파를 치며 미국 무대에 적응한 박성현. [이지연]
박성현이 두 번째 LPGA 투어에 도전한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에 있는 아비애라 골프장에서 시작되는 기아클래식에서다. 박성현은 첫 LPGA 투어 도전인 JTBC 파운더스컵과에서 17언더파 13위를 하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파운더스컵이 열린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은 페어웨이가 넓고 함정이 별로 없다. 장타자들이 별 부담없이 호쾌하게 휘두를 수 있는 코스다. 그러나 기아 클래식이 열리는 아비애라 골프장은 여성적인 코스다.
코스가 아주 예쁘다. 꽃도 많이 핀다. 그러나 호쾌한 느낌은 별로 없다. 함정도 많고 경사도 심하며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깊은 계곡에 들어가 대형사고가 터질 수 있다.
대회 공식 연습라운드까지 두 번 라운드를 해 본 박성현은 23일(한국시간) “페어웨이도 좁고 특히 러프에 공이 쉽게 잠기더라”고 말했다.
이 코스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장타자들은 아니었다. 2012년 청야니가 기아 클래식에서 우승했지만 당시 대회는 아비애라가 아니라 인근에 있는 라 코스타 골프장에서 열렸다. 2013년에 이 코스에서 첫 대회가 열렸다. 당시 김인경과 베아트리츠 레카리가 연장전을 벌였다. 둘 다 정교한 샷을 주무기로 삼는 선수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티 커, 2014년에는 안나 노르드크피스트가 우승했다.
박성현은 “맞지 않는 코스라는 것은 없다. 코스에 따라 내가 맞춰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몇 몇 홀은 우드나 유틸리티로 공략할 생각인데 전 대회보다 샷감이 좋기 때문에 내 스타일대로 밀어붙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린도 어렵다. 경사가 심한 편은 아니지만 미세한 경사가 많아 그린을 읽기가 힘들다. 2013년도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김하늘은 다섯발자국 버디 기회에서 5퍼트를 하면서 트리플보기를 하기도 했다.
퍼트를 잘 하는 선수가 딱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그린 잔디 품종은 포아애뉴아다. 잔디가 자라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 잔디를 깎은 지 얼만 안 된 오전에 경기하는 선수는 별 문제가 없는데 오후에 경기하면 쉽지 않다. 풀길이가 일정하지 않아 그린이 울퉁불퉁하다. 특히 짧은 퍼트를 할 때 매우 애를 먹는다.
미국 서부 해안 골프장에 이 잔디가 많다. 페블비치 골프장도 포아애뉴아인데 타이거 우즈는 이 잔디가 싫어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퍼트를 잘 하는 박인비도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잔디 품종이다.
박성현은 “파운더스컵에서 몇차례 판단 미스가 있었는데 신중하게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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