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은 지난 주 JTBC 파운더스컵에서 이글 4개나 뽑는 '이글쇼'를 펼쳤다. [골프파일]
김세영(23)의 ‘이글쇼’가 2주 연속 이어질까.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겨냥하고 있는 김세영은 24일 밤(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기아 클래식에 출전한다. 지난 주 호쾌한 장타와 고감도 샷감으로 LPGA투어 최소타 타이기록인 27언더파를 쳤던 김세영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전장 6558야드로 긴 편이다. 하지만 대회 기간에는 좀 더 짧게 조정될 전망이다. 그래도 거리 부담이 있는 코스라 역시 장타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세영은 JTBC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드라이브 샷 평균 313야드를 찍는 무시무시한 파워를 뽐냈다. 파5홀에서 3개의 이글을 잡았고, 239야드로 세팅된 짧은 파4인 13번 홀에서 이글을 추가하는 등 ‘이글쇼’를 펼치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세운 역사적인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기아 클래식의 파4 7번 홀과 16번 홀도 1온을 노려볼 수 있게 세팅된다. JTBC 파운더스컵의 13번 홀처럼 장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1온을 시도할 수 있다.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에 내리막인 16번 홀에서는 ‘장타의 향연’도 벌어질 전망이다. 자신 있게 드라이브샷을 때리고 있는 김세영에게는 분명 호재다. 샷감이 좋은 김세영은 2개의 파4 홀에서 모두 1온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영은 지난해 14개의 이글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 샷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글을 많이 낚았다. 지난 해 라운드 당 이글 수가 0.137개였는데 올해는 20번의 라운드에서 이글 4개를 낚아 라운드 당 이글 수가 0.2개로 높아졌다.
김세영의 장타 비결은 빠른 스윙 스피드에 있다. 드라이브 샷 측정 결과 스윙 스피드가 98마일(158km), 볼 스피드는 146마일(235km)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2015년 LPGA 투어의 스윙 스피드 평균은 94마일, 볼 스피드 평균은 140마일이었다. 테일러메이드 관계자는 "볼에 얼마만큼 힘을 잘 전달했는지 알려주는 수치인 스매쉬 팩터에서 김세영은 1.49를 기록해 장타의 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대회 코스는 LPGA투어 대회 중에서도 그린이 가장 큰 편이다. 그래서 롱 퍼트가 승부의 관건으로 꼽히기도 한다. 김세영은 퍼트감도 좋다. 지난 대회에서 평균 퍼트 수 25.25개로 가장 빼어난 마무리 능력을 뽐냈다. 그린에서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김세영은 지난 대회에서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1.53개에 불과했다. 이 부문에서도 단연 1위였다.
1, 2라운드에서 김세영의 장타는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드라이브 샷 거리가 그렇게 길지 않은 크리스티 커, 폴라 크리머(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김세영의 드라이브 샷 거리가 10~20야드는 더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리스티 커는 이 코스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지난 해 20언더파를 기록하며 7타 차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베테랑의 관록을 뽐냈다. 대회 최소타 기록을 6타나 경신했다. 크리스티 커는 JTBC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도 65타를 치는 등 최근 감이 좋다.
김세영은 한국시간으로 25일 오전 4시55분에 출발한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5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