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25일 기아 클래식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LPGA 제공]
박인비(28)가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서서히 샷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박인비는 25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애라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기아 클래식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낚아 5언더파 공동선두에 올랐다. 올 시즌 박인비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리타니 랭(미국)과 미야자토 아이(일본), 조디 섀도프(잉글랜드)가 5언더파로 박인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 주 JTBC 파운더스컵에서 9개월 만 컷 탈락을 당했다. 그는 “코스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메이저 퀸’ 박인비는 다음 주 시즌 첫 번째 메이저를 앞두고 마음을 새로 추스르겠다고 했다. “마음가짐에 따라 샷은 하루 사이에도 좋아질 수 있다”던 박인비는 JTBC 파운더스컵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린이 가장 큰 코스 중 하나인 아비애라에서 박인비는 장기를 잘 살렸다. 퍼트 거리감과 방향성이 탁월한 박인비는 까다로운 코스를 잘 요리했다. 일관성 있는 샷을 보여줬고, 중거리 퍼트도 잘 떨어졌다. 장타자인 렉시 톰슨(미국), 장하나와 함께 라운드를 한 박인비는 드라이버가 20야드 이상 짧았음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했다.
전반을 1타 줄인 채 마친 박인비는 후반에 치고 올라왔다. 파5 10번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2언더파가 됐다. 13번 홀에서 내리막 슬라이스 라이에서 어려운 6m 버디 퍼트를 넣은 뒤 신바람을 냈다. 다음 홀에서 5m 거리의 퍼트를 솎아내면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16번 홀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마지막 파5 17번 홀에서 3.5m 버디를 다시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18번 홀 티샷이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벙커 앞에 멈춰서 2온2퍼트 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인비는 퍼트 27개를 기록했다. 3퍼트는 1개도 없었다. 샷도 좋았다. 페어웨이를 3번, 그린을 4번 밖에 놓치지 않았다.
박인비는 "오늘 컨디션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샷과 퍼팅이 모두 좋았다"며 "특히 중거리 퍼팅을 2개 정도 성공을 해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좋은 라운드를 해 자신감을 더 많이 얻고 다음주 대회로 갈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성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공동 5위로 출발했다. 손가락 부상을 털고 다시 일어선 허미정이 4언더파를 치며 모처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주 연속으로 미국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박성현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공동 26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주 27언더파로 LPGA 투어의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던 김세영은 버디 2개, 보기 2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공동 39위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양제윤은 5오버파 공동 118위로 부진했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26일 오전 7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