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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가장 짜릿했던 마법 샷은 '덤불 샷'

김두용 기자2015.11.03 오전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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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은 올해 3번의 우승에서 매번 기적 같은 샷들을 선보이며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김세영은 결정적인 ‘한방’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팽팽한 흐름에서 매번 카운터펀치를 날리며 극적인 우승 드라마를 쓰고 있다. 그래서 ‘역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박인비는 “기적을 몰고 다니는 선수”라고 했다.

김세영은 올해 수확한 3번 우승에서 3번의 멋진 샷으로 우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 1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루 베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김세영은 10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세영은 내리막 라이에 걸려 스탠스가 좋지 않은 러프에서 10m 칩샷을 그대로 홀컵에 집어넣으며 극적인 파세이브를 했다.

시즌 첫 승을 거뒀던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도 믿기 어려운 샷이 나왔다. 16번 홀에서 덤불에 빠진 볼을 환상적으로 빼내 파 세이브를 했다. 결국 마지막 홀 버디를 낚으며 14언더파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유선영과 연장전에 갈 수 있었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은 더 극적이었다.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7m 거리의 칩샷을 홀컵에 그대로 집어넣어 파세이브를 했고,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다. 탭인 파를 앞두고 있었던 박인비는 그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세영은 연장전에서 샷 이글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2일 저녁 귀국한 김세영은 “우승하려고 그린 주변에서 그런 샷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3번의 샷 중 가장 짜릿한 장면으로는 덤불 샷을 꼽았다. 원래 빈스윙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김세영은 당시 20번 가까이 빈스윙을 하고선 어드레스를 취했다. 그는 “처음 시도하는 샷이어서 확신이 없었다. 캐디의 조언을 듣고 과감하게 했는데 홀컵에 잘 붙여 정말 짜릿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챔피언십의 18번 홀의 파 세이브는 행운이 많이 따라줬다. 당시 칩샷을 홀컵에 쏙 집어넣은 뒤 클럽을 위로 던지며 기뻐했던 김세영은 “칩샷을 홀컵으로 넣는 연습도 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블루 베이 LPGA의 10번 홀 칩샷은 연습의 결과물이었다. 그는 “연습장에서 많이 시도했던 샷이다. 연습한 대로 정확히 들어가 기분이 좋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56도 웨지로 홀컵을 노렸던 그는 “칩샷이 너무 안돼서 클럽 페이스 열고 홀컵을 바로 겨냥했는데 원하는 지점에 잘 떨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블루 베이 LPGA에서는 10번 홀 칩샷보다 더 긴장되고 황홀한 순간이 있었다. 18번 홀 마지막 버디 상황이었다. 김세영은 “정말 떨렸다. 퍼트를 한 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그리고 눈앞이 하얗게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김세영의 칩샷을 할 때 ‘정확한 낙하’에 가장 주안점을 둔다. 그는 “원하는 지점에 공을 떨어뜨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임팩트가 완벽히 이뤄지면 폴로 스로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은 연습이다. 잠이 별로 없는 김세영은 선수들이 아무도 없는 이른 새벽에 쇼트 게임 연습장에 가서 1~2시간 집중력 있는 훈련을 한다. 그는 “연습했던 대로 결과가 나온다. 그린 주변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클럽 페이스 각도나 거리 조절 방법 등은 상황별 충분히 연습한다. 그래야 긴장된 순간에도 대처할 수 있다”며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많은 연습을 권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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