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홈 경기에서 시구자로 참석한 이미향이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사흘 연속 선두를 달리며 승승장구 하던 이미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프로야구팀 SK 와이번스 광팬이다. SK의 시구를 하는 게 평생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미향의 후원사인 볼빅은 SK 와이번스에 시구 제의를 했다. SK는 이미향이 SK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OK사인을 냈다.
이미향은 뛸 듯이 기뻐했다. "정말 멋지게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바로 연습에 돌입했다. 그는 “SK 구단 매니저님께서 공을 던지는 방법과 잘 던질 수 있는 자세 등을 자세히 알려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미향은 20일 SK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얼굴은 잔뜩 상기돼 있었다. 이미향은 포수 미트를 향해 정확하게 공을 꽂았다. 야구 해설위원 허구연씨는 “정말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이미향은 “어렸을 때부터 팬인 SK의 시구를 하게 돼서 너무 꿈만 같고 영광이었다. 팬인 왼손 투수 김광현 선수를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향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종라운드 선두로 출발했다가 역전패했다. 그러나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었고 에비앙에서의 활약을 통해 SK 와이번스 시구라는 평생 꿈꿔왔던 소원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미향은 “에비앙 이후 아쉬움도 크지만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향은 10월 초 시작되는 아시안 스윙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미향은 지난해 아시아 무대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또 이 기간 동안 우승 포함 톱10 3번에 진입했다. 아시아와 잘 맞는다. 이미향은 “에비앙에서 얻은 자신감을 이어나가 아시안 스윙에서 꼭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향에게 또 다른 소원이 있을까. 이미향은 “이제는 골프 쪽에서 소원을 성취해야할 차례다. 하지만 이 소원은 비밀”이라며 싱긋 웃었다.
이미향은 당분간 친가인 인천에서 머물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후 24일부터 열리는 스폰서 대회인 국내 투어 YTN 볼빅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