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 만에 첫 우승을 한 최운정. 그의 꿈은 7년 간 묵묵히 자신을 뒷바라지해온 아버지 최지연씨를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다.[사진 게티이미지]
최운정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데뷔 7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 매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 5언더파를 기록한 최운정은 최종 합계 14언더파로 장하나와 연장전을 벌인 끝에 첫 홀 파로 우승했다. 지난 2009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뒤 7년 만의 우승이다.
최운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노력하고 인내심이 강한 선수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07년 여름 미국으로 단기 유학을 갔던 그는 2부 투어부터 차근차근 밟고 정규 투어까지 입성했다. 첫 해였던 2009년에는 첫 4개 대회에서 연속 탈락하는 등 하위권을 맴돌다가 상금랭킹 86위로 아슬아슬하게 시드를 유지했지만 이듬해부터 해마다 좋아졌다. 2010년 70위, 2011년 35위를 했다. 2012년 20위, 2013년 17위에 이어 지난해에는 10위에 올랐다. 우승만 못했을 뿐이다.
올해는 퍼팅 난조로 톱 10 두 차례가 최고 성적. 그러나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인내심으로 157번째 대회 만에 우승까지 내달렸다.
3라운드에서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로 우승 경쟁에 뛰어든 최운정은 마지막 날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도 버디를 잡는 무리한 플레이보다 실수를 줄이는 플레이로 장하나를 물리쳤다.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 6000만원).
반면 장타자 장하나는 최종일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로 연장전을 허용했다. 연장 첫 홀 경기에서도 보기를 하면서 첫 우승 꿈이 물거품 됐다.
최운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18개 대회 만에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들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06년과 2009년 기록한 11승이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는 1타 차 공동 3위를 했다. 김효주와 백규정이 11언더파 공동 5위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10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