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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시스터즈 극장' LPGA 투어 강타

김두용 기자2015.06.30 오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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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왼쪽)는 담 증세를 극복하고 메이저 3연패를 이뤘고, 최나연(가운데)은 8번 아이언의 기적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김세영은 연장전 샷 이글로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코리안 시스터즈 극장’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휩쓸고 있다.

한국 자매들은 최나연의 개막전 우승을 시작으로 박인비가 3승, 김세영이 2승 등을 더하면서 벌써 9승을 챙기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한국인 시즌 최다인 11승(2006, 2009년)도 무난히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리안 시스터즈 극장은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해 투어의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연장전에서 폴라 크리머의 기적 같은 23m 이글 퍼트가 가장 드라마틱했다면 올해 ‘강렬한 퍼포먼스상’ 후보에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강렬한 퍼포먼스상은 연말에 팬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한국 자동차 회사 기아의 상 중 하나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올해 두 차례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는 LPGA 투어에서 찾아볼 수도 없었던 기록인 72홀 노보기 우승을 작성했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리디아 고, 스테이시 루이스와 함께 세계랭킹 1~3위의 숨 막히는 정면 승부 속에서도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돌부처’다운 면모를 보였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도 메이저 3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프로암 도중 등 근육에 담이 와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대기록을 향한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3개의 보기를 적긴 했지만 17번 홀부터 최종 라운드 18번 홀까지 56홀 노보기 행진을 이어가며 ‘역시 박인비’라는 찬사를 듣게 했다.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침착한 경기를 펼친 박인비는 메이저 3연승에 이어 메이저 3연패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은 롯데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역사상 가장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18번 홀에서 이미 극적인 칩인 파를 성공시켰기에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터진 샷 이글은 더욱 강렬하게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150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을 잡고 친 세컨드 샷이 그린 턱을 맞은 뒤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돌부처’ 박인비마저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든 ‘연타석 홈런’이었다.

최나연은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김세영과 마찬가지로 ‘8번 아이언의 기적’을 뽐냈다. 퍼트 난조로 패색이 짙었던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최나연은 가장 좋아하는 클럽인 8번 아이언으로 극적인 샷 이글에 성공했다. 142야드 거리에서 친 세컨드 샷은 그린을 맞고 한 번 튀더니 홀컵으로 쏙 들어갔다. 좋은 감은 파3 17번 홀에서도 이어졌다. 다시 8번 아이언을 잡은 최나연의 티샷은 홀컵 바로 옆에 붙으며 탭인 버디로 연결됐다. 두 홀에서 3타를 줄인 최나연은 선두를 달렸던 스테이시 루이스와 격차를 순식간에 2타 차로 벌리며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루이스는 올 시즌 처절한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최나연에게 어이없는 '카운터펀치'를 맞았던 루이스는 마지막 홀 보기를 적으며 시즌 첫 승이 또 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루이스는 첫 번째 메이저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브리타니 린시컴에게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있다. 린시컴의 마지막 홀 이글로 연장 승부에 접어들었고, 루이스는 계속된 버디 기회를 놓치며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 준우승 3번, 3위 2번을 차지한 루이스는 불운 등이 겹치면서 아직까지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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