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11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스윙코치인 남편과 함께 마지막으로 샷 점검을 하고 있다. 박인비는 스윙코치가 항상 옆에 있기 때문에 다른 영상을 보거나 레슨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메이저 퀸’ 박인비(27·KB금융)가 단일 메이저 대회 3연패(連覇) 기록에 도전한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파73)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다. 박세리(38·하나금융)가 1998년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까지 LPGA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대회다. 올해부터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공동 개최를 합의하면서 여자 PGA 챔피언십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박인비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사상 세 번째로 대기록 달성을 노린다. 메이저 최다승(15승)의 주인공인 고(故) 패티 버그(1937~39년)와 통산 72승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2003~05년) 2명만이 메이저 3연패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아직 전설적인 골퍼들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산을 오르게 되면 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가 우승하면 박세리의 한국 선수 메이저 최다승(5승) 기록도 넘어서게 된다.
대회장에서 만난 박인비는 “대회를 앞두고 샷감과 퍼트감 모두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싶어서 한 달 가량 집중 훈련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2승째를 수확했던 5월 노스텍사스 슛아웃 이후 박인비는 여자 PGA챔피언십을 목표로 샷을 가다듬었다. 시즌 초반 흔들리는 퍼트 탓에 고전했던 박인비는 최근 4개 대회에서 27.68개의 평균 퍼트 수를 보이며 전성기의 퍼트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또 손에 맞는 퍼터를 구했다. 그는 “내 눈에 잘 맞는 잘 생긴 퍼터를 찾았다. 똑같은 모델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잡았을 때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메이저 대회라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그는 “메이저 대회는 골프 선수의 자존심이다. 최고의 테스트장, 진정한 세계챔피언이라는 느낌을 받는 대회가 메이저다. 일반 대회장이 매주 배우는 곳이라면 메이저는 진짜 경연장”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대회가 연습장이라면 메이저는 진정한 테스트라는 의미다. PGA 투어의 아담 스콧(호주)도 "메이저 1승은 일반 대회 5승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박인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용히 메이저를 준비해왔다. 그는 “메이저 전주 대회를 마지막 점검이라고 여긴다. 그 경기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체크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며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다르게도 준비해 봤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래서 보통 대회처럼 같은 루틴으로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한 뒤 운을 기다린다는 게 ‘메이저 퀸’ 의 말이다. ‘메이저 우승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있듯이 박인비는 “운이 따라야 하고 최상의 컨디션 주간일 때 메이저가 열리길 비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수잔 페테르센(34·노르웨이), 렉시 톰슨(20·미국)과 첫날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JTBC골프가 대회 1~2라운드를 12, 13일 오전 2시부터, 3~4라운드를 14, 15일 오전 3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해리슨(뉴욕주)=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