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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의 소름 돋는 역전 드라마 행진

김두용 기자2015.04.19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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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이 롯데 챔피언십에서 칩인 파에 이은 샷 이글로 박인비를 따돌리고 가장 먼저 시즌 다승자가 됐다. [사진 롯데]

김세영이 또 다시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극적인 칩인 파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더니 기적 같은 샷 이글로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승부를 마무리했다.

김세영은 지난 2013년 9월8일 끝난 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골프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유소연을 상대로 한때 6타까지 뒤졌지만 그는 샷 이글과 홀인원으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완성했다. 3타 차 뒤진 상황에서 17번 홀 홀인원으로 추격했고,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19일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끝난 롯데 챔피언십이 더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기억될 듯하다. 이번에는 상대가 '골프 여제' 박인비였다. 김세영은 이날 11언더파 동타로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에서 18번 홀(파4) 티샷을 물에 빠뜨려 패색이 짙었다. 페어웨이로 쳤는데 런이 너무 많이 나오면서 오른쪽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반드시 파를 해야 했던 김세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워터 해저드 근처에 있는 핀을 보고 바로 쐈다. 승부수였다. 클럽을 떠난 공은 그린 턱을 맞더니 물에 빠지지 않고 주변 러프에 떨어졌다. 5m 거리 칩샷을 남겨뒀다. 박인비가 어려운 20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홀컵 바로 앞에 붙여 김세영은 반드시 칩샷을 넣어야 연장 승부가 가능했다. 김세영의 클럽을 떠난 공은 거짓말처럼 홀컵으로 쏙 빨려 들어갔고, 김세영은 클럽을 던져 버리며 환호했다.

연장전에서 김세영은 안전하게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리곤 150야드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을 아이언으로 있는 힘껏 휘둘렸다. 이번에도 핀을 보고 직접 공략했다. 높게 포물선을 그린 공은 워터 해저드를 살짝 넘어 또 다시 턱에 맞았다. 턱을 맞고 앞쪽으로 튄 공은 두 번 바운드 되더니 홀컵 안쪽으로 쏙 들어 갔다. 김세영은 본인도 믿기지 않는 듯 손을 입에 갖다 대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김세영은 “믿기지 않는다. 샷을 바로 넣는다기 보다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세영은 시즌 2승과 함께 우승 상금 약 3억원을 챙겼다.

김세영은 LPGA 투어 첫 승도 드라마틱한 역전 스토리를 쓴 바 있다. 지난 2월 9일 시즌 두 번째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가장 어려운 16번 홀에서 덤블에 빠지는 위기 속에서도 기가 막힌 파 세이브로 흐름을 탔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뽑아내면서 유선영, 아리야 주타누간과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김세영은 드라이버와 3번 하이브리드로 공략하면서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 그린 프린지에서 한 이글 퍼트가 1.5m 정도 미치지 못했지만 결국 버디를 낚으면서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김세영은 2013년 4월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했던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도 최종일 장수연에 2타 차 뒤진 채 출발했지만 역전으로 정상에 선 바 있다. 이를 비롯해 김세영은 프로 7승을 모두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마무리하며 ‘빨간바지의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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