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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이번엔 수비골프 가능할까

서창우 기자2015.04.18 오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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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의 고심은 대회 마지막 날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

김세영이 다시 한 번 더 ‘수비골프’의 시험대에 올랐다.

김세영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버디 5개,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줄여 중간합계 12언더파다. 2위 김인경에 1타 차, 3위 박인비에 2타 차 앞서 있다.

김세영은 지난 ANA 인스피레이션과 이 대회, 2개 대회 연속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다. 앞선 대회에서는 아픔을 맛봤다. 김세영은 마지막 날 3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우승은 브리타니 린시컴이 차지했다.

그동안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프로에서 거둔 6승을 모조리 역전승을 거두며 공격적인 골프를 펼친 김세영에게 수비는 쉽지 않았다. 여기에 메이저 대회라는 중압감도 김세영의 어깨를 짓눌렀다. 김세영은 대회 직후 인터뷰에서 “실망스럽다”라고 했다.

이제 김세영이 수비골프의 숙제를 풀어낼 차례다.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 보인다. 김세영은 이 대회 첫 날부터 리더보드 상단 위에 올라 있다. 일반적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후 성적이 좋지 않은데 빠른 회복력을 보인 것이다.

JTBC 골프 박원 해설위원은 “훌훌 털어내는 김세영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다”고 했다. 김세영의 의지도 남다르다. 그는 “내 자신을 더욱 자극시키는 것은 지난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을 하지 못 한 것이다. 덕분에 이번 주에 큰 동기 부여를 받았다”고 했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도 훨씬 수월해졌다. 김세영은 3라운드 후반 들어 샷이 흔들리면서 어지러운 경기를 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보기를 3개 했지만 버디도 3개를 했다. 특히 마지막 홀 선두를 확정짓는 3m 가량의 파 퍼트를 넣는 장면은 김세영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ANA에서 3퍼트, 심지어 4퍼트를 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세영은 이날 퍼트 수 26개를 적었고 대회 평균 퍼트 수 27.6개를 기록하고 있다.

김세영은 하와이의 강풍에 맞서 전략도 잘 짰다. 지난 ANA 인스피레이션의 경험이 한 몫 했다. 당시 김세영은 “바람에 당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바람에 속수무책이었다.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 내내 바람이 강했는데 항상 언더파를 쳤다.

마지막 날 상대도 지난 대회에 비해 덜 부담스럽다. 루이스와 맞대결을 펼친 김세영은 ‘다혈질’ 루이스의 기에 확실히 눌린 듯 보였다. 결국 자신의 뜻대로 경기를 헤쳐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19일 벌어질 롯데 최종라운드는 다르다. 동반 라운드를 펼치는 김인경과 박인비는 모두 한국 언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무덤덤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건은 ANA에서 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결과는 알 수 없다. 김인경은 최종라운드에서 강하지 않았지만 침묵의 자객 박인비는 만만치 않은 선수다. 김세영은 아직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해 우승해본 적이 없다. 김세영이 우승하려면 가지 않아 본 길을 가야한다. 김세영이 2주전 역전패의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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