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왼쪽)과 박인비는 16일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정교한 샷 경쟁을 펼쳤다.
‘2승은 내가 먼저.’
한국 자매들의 2승 선착 경쟁이 흥미롭다.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인비와 김세영, 최나연이 5언더파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공교롭게 이들은 나란히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적었다. 셋은 시즌 1승씩을 챙기고 있다. 후반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낚으며 질주한 김인경(버디 8개, 보기 1개)이 7언더파 단독 선두다. 4언더파의 신지은까지 한국 자매 5명이 1~5위로 리더보드를 점령했다.
특히 박인비와 김세영의 샷 대결이 흥미를 모았다. 둘은 누가 더 핀 가까이에 붙이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정교한 샷을 선보였고, 바람 계산도 잘 했다. 올 시즌 그린적중률 81.3%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박인비가 조금 더 샷이 정교했다. 박인비는 드라이브 샷 거리가 김세영보다 20야드 짧았지만 긴 클럽을 가지고도 더 가까이 붙였다. 박인비는 그린을 3번 밖에 안 놓쳐 그린적중률 83%를 기록했고, 김세영은 78%의 그린적중률을 보였다. 퍼트 수는 28개로 똑 같았다.
전반은 김세영이 앞서 나갔다. 동반자 브리타니 린시컴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김세영과 박인비는 안정된 샷감을 뽐냈다. 김세영은 4번 홀 8m 버디를 제외하고 전반에 버디를 낚은 건 모두 정확한 아이언 샷 덕분이었다. 핀을 곧바로 겨냥한 김세영은 1.5m 내로 공을 착착 붙여 버디로 연결하며 4언더파까지 올라갔다. 9번 홀에서 첫 3퍼트가 나왔고 보기를 하면서 기세가 다소 꺾였다.
후반은 박인비의 페이스였다. 박인비는 김세영보다 1~2m 더 가까이 아이언 샷을 붙이며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13번 홀에서 2m 버디를 낚았고, 연속 버디로 3언더파가 됐다. 16번 홀에서도 2.5m 버디를 잘 떨어뜨렸고, 김세영이 17번 홀에서 버디로 달아나자 마지막 18번 홀에서 곧바로 버디로 응수하며 동타를 만들었다. 김세영도 후반에는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낚았다.
강풍이 불어 닥친 코스에서 김세영은 평균 드라이브 샷 280야드를 찍었다. 바람의 영향으로 공이 더 멀리 나갔다. 장기인 장타를 앞세운 김세영은 바하마 클래식 정상 이후 2승에 도전하고 있다. 김세영은 2주 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당한 역전패의 아픔을 훌훌 털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 린시컴(1오버파)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 시즌 장타퀸 린시컴의 드라이브 샷 거리는 272.5야드로 김세영보다 짧았다.
최나연도 정교한 아이언 샷을 바탕으로 코스를 잘 요리하며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신지은은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4언더파 단독 5위다. 오전에 경기를 마친 김효주가 3언더파 공동 6위로 그 뒤에 자리했다. 이미림도 3언더파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미셸 위는 2언더파다.
JTBC 골프는 17일 2라운드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