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모든 초점을 메이저 대회에 맞춰서 훈련을 하고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하나금융그룹]
박세리가 올 시즌 출발을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부상으로 투어 활동 후 가장 많은 휴식기를 가졌다는 박세리는 26일부터 태국 촌부리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를 시작으로 시즌을 출발한다. 그는 “지난해 미국 투어 생활 17년 동안 가장 오랫동안 쉰 것 같다. 사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회복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부상이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나름 관리를 많이 한 편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스폰서가 생겨 든든해진 그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올랜도로 돌아온 다음부터는 정말 훈련을 열심히 했다. 어차피 내년 은퇴에 대한 의견도 밝혔으니 이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훈련을 알차게 했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시즌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대회에 참가를 못했으니 100퍼센트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차근차근 찾아나가면 된다. 스윙이 확실히 편해지고 좋아져서 기대가 크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세리는 올해 선수 생활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슬램 도전에 나선다. ANA 인스퍼레이션과 에비앙 챔피언십 타이틀 중 하나만 획득하면 그랜드슬램이 완성된다. 박세리는 “모든 컨디션의 초점은 메이저 대회에 맞춰져 있다. 그걸 17번 반복해 왔다는 것이 문제일 뿐”이라며 “스윙 코치도 훈련을 하면서 메이저대회 코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항상 주문한다. 샷을 해도 ‘다이나쇼어 코스 몇 번 홀을 생각하면서 하라’는 주문이 많다. 그 정도로 준비는 항상 하는 편인데도 어렵다.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결과가 좋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2006년 LPGA 챔피언십 우승 후 메이저 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감독직에 대한 욕심도 여전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주관하는 대회라 아시안게임 등의 종합대회처럼 코칭스태프가 구성될 예정이다. 박세리는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 꿈을 펼치고 싶어 한다. 그는 “몇 해 전 렉서스컵 대회 캡틴을 하면서 느꼈는데 골프가 개인 종목이다 보니 팀을 이루기 어려운 종목이다. 그렇지만 굉장히 재미있었기도 했다”며 “어느 정도 게임을 아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작전이더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굉장히 매력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의 경우 팀을 짜주면 그 순간 굉장히 호흡이 좋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일반 대회와는 달리 국가대항전은 그만의 매력이 있다. 선수들은 팀워크를 통해서 골프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고, 의지를 다지는 기회를 잡기도 한다. 박세리 역시 “국가대항전 같은 경우 골프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올림픽 감독이란 자리가 선수생활을 마감하면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는 점에서 욕심이 난다”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랭킹으로 대표가 선발되는 올림픽팀의 경우는 한시적으로 코칭스태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고, 경력과 위상을 봤을 때 박세리도 감독 후보 중 한 명이다.
골프 행정가의 꿈도 가지고 있다. 그는 “아직은 부족하고 많은 것을 배워야하겠지만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서 행정가로서 꼭 이 분야에 기여를 하고 싶다. 목표를 세워서 시작하게 된다면 무책임하게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줬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