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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김세영, 드라이버 정면승부 통했다

김두용 기자2015.02.09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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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거포 김세영이 바하마 클래식에서 대서양의 강풍에 맞서 과감한 드라이버 공략으로 미국무대를 정복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국내산 거포답게 김세영(미래에셋)은 '호쾌한 드라이버 쇼'를 앞세워 미국무대를 정복했다.

김세영은 1m63cm로 신장이 크진 않지만 태권도로 단련된 튼튼한 하체를 바탕으로 화끈한 장타를 내뿜는다. 국내 투어에서 2년 연속 장타퀸에 오른 김세영은 지난해 LPGA 투어 장타 부문 1위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의 장타 대결에서도 “비슷하게 나간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세영은 자신의 장기인 드라이버로 정면승부를 걸었다.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드라이브 샷이 다소 흔들렸지만 돌아가는 법이 없었다. 그는 최대 초속 18m까지 몰아치는 강풍 속에서도 드라이버를 고집했다. 대서양의 거센 바람과 맞서 싸우는 여장군처럼 정공법으로 숨 막히는 결투에서 마침내 승리를 쟁취했다.

선두권을 유지해 나갔던 김세영은 3라운드 8번 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해안을 끼고 있어 바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홀인데 김세영은 주저하지 않고 드라이버를 잡았다. 바람을 의식해서 너무 당겨졌던 탓에 김세영의 티샷은 바닷 속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지만 김세영은 벌타를 받은 후 190야드 남은 거리에서 맞바람 속에서도 3번 우드로 과감하게 그린을 노렸다. 결국 온그린에 성공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3라운드 최고의 샷이었다.

8번 홀 티샷 미스로 드라이버 선택을 주저할 수 있는 상황이 됐지만 김세영은 두둑한 배짱으로 밀고 나갔다. 9일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김세영은 과감히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경쟁자 아리야 주타누가른(태국)이 3번 우드로 티샷한 것과 대비됐다. 김세영은 주타누가른보다 더 멀리 보내며 거리에서 우위를 가져왔고, 하이브리드로 프린지에 공을 올리며 이글 퍼트 기회를 잡았다. 반면 주타누가른과 유선영은 2온에 실패하며 이글 퍼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결정됐다. 김세영은 비록 이글 퍼트가 조금 짧았지만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흘 내내 강풍 속에서 악전고투해야 했던 이번 대회에서 김세영의 장타는 유난히 빛났다. 김세영은 드라이버로 줄곧 바람과 맞서는 뚝심으로 오션 아일랜드 결투의 승자가 됐다.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64.38야드가 나왔고, 최종 라운드에서는 280야드를 찍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뽐냈다. LPGA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도 최종 라운드에서 김세영보다는 거리를 멀리 보내지 못했다.

김세영이 대회 초반부터 폭발적인 장타쇼로 ‘국내산 거포’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산 거포가 LPGA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김세영의 등장으로 한미 장타 대결 구도 역시 흥미를 더하게 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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