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영은 바하마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석패했지만 2주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등 부진 탈출을 예고하고 있다.
유선영이 3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쳤다.
유선영은 9일(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장(파73)에서 열린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세영(미래에셋)에게 석패했다.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켰던 유선영은 최종 라운드도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하며 통산 3승째를 노렸지만 막판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유선영은 2012년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다. 지난 2년간 우승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2013년 최고 성적이 공동 5위였고 2014년에는 공동 8위가 베스트였다. 절치부심 재기를 노렸던 유선영은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더니 고감도 샷감을 이어가며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 기회까지 잡았다.
15번 홀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유선영은 16번 홀(파4)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린에 잘 올려놓고도 3퍼트를 하며 보기를 적은 것. 퍼트감이 최고조였던 유선영은 이번 대회 첫 3퍼트를 이 홀에서 기록했다. 그래도 쉽게 2온이 가능한 18번 홀(파5)에서 버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린을 넘긴 뒤 세 번째 칩샷을 너무 짧게 치는 실수를 하는 탓에 파로 마감하며 김세영과 아리야 주타누가른(태국)에게 14언더파로 연장 승부를 허용했다.
18번 홀의 연장 첫 홀에서 유선영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위기에서 잘 탈출했다. 벙커 샷은 핀 3m 옆에 떨어졌다. 그렇게 잘 들어갔던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빗겨갔고, 김세영이 버디를 성공시켜 유선영은 아쉬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2주 연속 톱10 진입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알린 유선영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연장전은 3번째였다. 2009년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신지애, 안젤라 스탠포드(미국)와 연장전에서 신지애에게 패했지만 두 번째 연장전이었던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김인경(한화)을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2009년에 이어 또 다시 3명이 겨뤘던 이번 대회 연장전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어 내지 못했다.
2006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어느덧 10년 차가 된 유선영은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을 겸비한 선수였던 유선영은 스윙 교정 후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61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바뀐 스윙에 적응한 유선영은 지난 두 시즌과는 달라진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시즌 첫 대회에서는 그린적중률이 68%로 평이했지만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강풍 속에서도 80.5%로 정교한 아이언 샷을 보여줬다. 페어웨이 안착률도 84%로 높았다.
무엇보다 퍼트가 향상된 게 돋보인다. 2014년에는 평균 퍼트 수가 30.88개로 많아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첫 대회 28.25개에 이어 바하마 클래식에서 평균 퍼트 수 28.75개를 기록하며 수준급 피니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