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은 바하마 클래식 2, 3라운드에서 그린적중률 100%를 기록하며 첫 우승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박준석 사진기자]
김세영(미래에셋)이 그린적중률 100%라는 고감도 샷감을 자랑하며 개막전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김세영은 8일(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장(파73)에서 열린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2, 3라운드에서 정교한 샷감을 뽐내며 중간합계 9언더파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3라운드 7번 홀까지 마친 김세영은 선두 제리나 필러(미국)에 1타 차 뒤진 채 경기를 마쳤고, 경기는 일몰로 중단됐다.
오전에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렀던 김세영은 보기 없이 라운드를 마치며 8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김세영은 2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낚으며 신바람을 냈다. 무엇보다 2라운드에서 그린적중률 100%라는 놀라운 기록을 찍었다. 초속 18m까지 몰아친 강풍 속에서도 만들어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강풍에 보통 2, 3클럽 길게 잡아야 했고, 많게는 5클럽 길게 잡고 공략하는 홀도 있었다.
김세영의 고감도 샷감은 오후에 치러진 3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박인비(KB금융)와 함께 마지막 조로 출발한 김세영은 7번 홀까지 그린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2번 홀(파4)에서는 1m 내로 아이언 샷을 붙여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다시 올라서기도 했다. 김세영은 278야드 8번 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당겨져 해변가 물에 빠졌고, 벌타를 받은 후 3번째 샷을 해야 했다. 해변을 끼고 있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홀이라 190야드를 남겨두고 3번 우드를 잡았다. 거침없이 휘두른 샷은 높이 솟구쳐 날아가 그린에 안착했다. 벌타를 받긴 했지만 위기에서 탈출하는 최고의 샷이었다. 김세영으로선 샷감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일몰로 경기가 중단된 게 오히려 아쉬울 따름이었다. 마지막 조는 8번 홀을 마무리 짓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김세영은 컷 탈락한 개막전과는 180도 다른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코츠 챔피언십에서는 샷 난조로 그린적중률이 61%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91%에 달하는 수준 높은 그린적중률을 보여주고 있다. 퍼트는 여전히 아쉽다. 첫 대회 평균 퍼트 수가 31개였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35-32개로 많다. 25개 이상의 홀이 남아 있기 때문에 김세영으로선 퍼트만 따라준다면 충분히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3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했던 박인비는 7번 홀까지 버디 2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박희영(하나금융)과 함께 8언더파 공동 8위다. 박인비는 3번과 5번 홀에서 쇼트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며 보기를 적은 게 매우 아쉬웠다. 세계랭킹 1위 탈환을 겨냥하고 있는 박인비로선 여전히 퍼트가 숙제다. 2라운드를 전날에 마쳐 오전, 오후 경기를 펼쳐야 했던 박인비보다 수월했던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5번 홀까지 끝냈고, 4언더파 공동 32위에 머물러 있다.
한편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68명의 선수가 3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이로써 대부분의 선수가 9일 20개 이상의 홀을 치러야 하는 부담스러운 일정이 됐다. 개막전 준우승 돌풍의 주인공 장하나(비씨카드)는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3라운드를 끝냈고, 5언더파 공동 27위에 올랐다.
J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9일 오전 4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