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의 주인공은 한국계 이화현(왼쪽)과 이민지였다. 10언더파 공동 우승을 차지한 이화현과 이민지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목받아온 기대주들이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의 스포트라이트는 한국계 두 소녀가 받았다.
재미 동포 앨리슨 리(19)와 호주 동포 이민지(18)다. 앨리슨 리와 이민지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LPGA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최종 5라운드에서 각각 이븐파와 1오버파를 기록,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공동 우승했다.
1995년생인 앨리슨은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다. 아일랜드인 할아버지와 한국인 할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버지(이성일)와 한국인 어머니(김성신)를 둔 앨리슨은 큰 키(1m74㎝)에 이국적인 마스크를 가졌다. 이화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고 한국 말도 잘한다.
여섯 살 때 골프를 시작한 앨리슨은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대회에서 5승을 했다. 드라이브 샷과 쇼트 게임을 두루 잘 하며 2009년 US여자오픈에 출전해 공동 27위를 했다.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는 600대 1의 경쟁을 뚫고 출전권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렉시 톰슨, 제시카 코다(이상 미국)와 아마추어 시절부터 친구이자 경쟁자 관계였던 앨리슨은 지난해 UCLA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해 프로행을 미뤘다. 올해는 대학 최고 여성 골퍼에게 주는 아니카 상을 받았다.
원래는 대학 졸업 뒤 프로행을 계획했으나 주위의 권유로 마음을 바꿨고 올해 Q스쿨에 응시해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은퇴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롤 모델인 앨리슨은 "소렌스탐에게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지는 올해 9월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지냈던 선수다.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동포 2세로 티칭 프로였던 어머니 이성민씨에게 골프를 배웠다. 이민지는 어린 시절 한국 학교에 다녀 한국 말을 잘 할 뿐 아니라 글도 잘 쓴다.
아마추어 시절 리디아 고와 라이벌 관계였던 이민지는 지난해부터 기량이 급성장했다. 올해 LPGA 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베스트 아마추어에 오르는 등 프로 데뷔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프로로 전향한 이민지는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인 IMG와 계약했다. 체격 조건(1m67cm)은 물론 롱게임, 쇼트 게임이 두루 좋고, 긍정적인 멘탈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민지는 "올해 가장 이루고 싶었던 소원인 LPGA 투어 Q스쿨을 통과하게 돼 기쁘다. 더 큰 꿈인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