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후예’들이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고 있다.
스웨덴 출신의 헨릭 스텐손(37)이 미국프로골프(PGA)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타이거 우즈(38·미국)를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전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 우승과 더불어 ‘바이킹 후예’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잇따른 쾌거다.
스텐손은 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1)에서 열린 PGA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22언더파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위 스티브 스트리커(46·미국·20언더파)와는 2타 차. 스텐손은 스웨덴 출신 최초의 PGA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선수가 됐다. 대회 전 페덱스컵 포인트 13위였던 스텐손은 2500점을 추가해 4051점으로 단숨에 랭킹 1위로 올라섰다. 4언더파 공동 65위에 머문 우즈는 4037점으로 페덱스컵 랭킹 2위로 떨어졌다. 이로써 스텐손은 플레이오프 챔피언에게 수여되는 10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185cm 큰 키에서 내뿜는 호쾌한 샷이 돋보이는 스텐손은 PGA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33·스페인)에 2타 차 뒤진 2위로 출발한 스텐손은 버디 6개를 수확했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9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4개월 만에 PGA 정상을 밟았다. 스텐손은 올해 7월 디 오픈에서 단독 2위로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냈고, 8월 PGA 챔피언십에도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17번 홀 파4의 세컨드 샷. 85%가 넘는 그린 적중률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텐손이었지만 2온에 실패했다. 어프로치 샷은 그린 왼쪽에 자리하고 있는 벙커에 빠졌다. 스트리커가 20언더파로 바짝 추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텐손은 우승 경쟁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샌드웨지를 집어든 스텐손은 환상적인 칩샷으로 버디를 뽑아내 갤러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공이 홀 방향으로 향하자 클럽을 쥔 왼손을 들어올린 스텐손은 우승을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경주(43·SK텔레콤)의 플레이오프 3차전 진출은 좌절됐다. 11언더파 공동 19위로 출발했던 최경주는 버디 없이 보기 3개로 3타를 잃어 8언더파 공동 41위로 떨어졌다. 페덱스컵 랭킹 70위 안에 들어야 플레이오프 3차전인 BMW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지만 최경주는 73위에 머물렀다. 재미교포 존 허(23)는 5타를 줄여 공동 22위로 대회를 마쳤고, 플레이오프 3차전 진출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컷오프된 배상문(27·캘러웨이)은 페덱스컵 랭킹 67위로 플레이오프 3차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