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카이머는 지난 1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10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우승컵을 헌납한 바 있다. [골프파일]
전 세계랭킹 1위 마틴 카이머(독일)가 우승 사냥에 나섰다.
카이머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파르코 레알레 디 몬자의 밀라노 골프장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이탈리아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를 적었다. 중간합계 17언더파로 로메인 왓텔(이탈리아), 옌스 파브링(스웨덴)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공동 4위 그룹과는 2타 차다.
카이머는 초반 1~4번 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5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지만 8번 홀(파4) 버디로 타수를 잃지 않았다. 후반에도 매서운 샷 감을 자랑했다. 11, 14, 15번 홀에서 3타를 줄이며 이날 7언더파로 데일리베스트를 작성했다.
카이머는 이날 그린적중률 100%의 날카로운 송곳 아이언 샷을 뽐냈다. 페어웨이는 7번 놓쳤고 퍼트 수는 30개를 기록했다.
카이머는 “출발은 좋았지만 마지막 몇 개 홀이 아쉽다. 특히 16, 17번 홀에서 좋은 퍼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최종 라운드를 고대하고 있다. 나 자신과 상대를 이기기 위한 도전이 될 것이다. 우승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카이머는 유러피언투어에서 54홀 선두를 달린 적은 모두 12번 있다. 이 중 절반인 6번을 우승으로 연결시켰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면 지난해 10월 PGA 그랜드슬램 이후 약 11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카이머는 올 시즌 혹독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메이저 포함 유러피언투어 15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진입은 3차례, PGA 투어에서는 단 한 번도 없다. 지난 1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는 10타 차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무명인 게리 스탈(프랑스)에게 우승컵을 헌납했다. 지난해 메이저 US오픈 및 PGA 그랜드 슬램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카이머는 PGA 투어 시드도 잃었다. 최소 대회 수 참가 기준(15개)에 2개 대회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이에 카이머는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출전으로 부족한 대회 수를 채우고자 했지만 상금 순위 139위에 그치며 물거품이 됐다.
양용은은 3타를 줄이며 8언더파 공동 41위에 자리했다. 홀인원도 했다. 9번 아이언을 잡고 공략한 12번 홀(파3·143야드)에서다. 올 시즌 유러피언투어 42번째 홀인원이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