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CJ컵@나인브릿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브룩스 켑카.[대회 본부 제공]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라이벌'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켑카는 지난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 도중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매킬로이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내가 5년간 PGA 투어를 뛰었는데 그 동안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도 못했다”며 "나는 세계 1위이고 내 뒤에 사람을을 보지 않는다. 나에겐 뻥 뚫린 길이 있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골프전문 골프채널의 브랜든 챔블리는 켑카의 발언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했다. 챔블리는 "켑카는 세계 1위, 매킬로이는 세계 2위다. 똑같이 메이저에서 4승씩을 기록했으며, 올해 두 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는 우승 경쟁을 했다. 라이벌이 있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했다.
'라이벌'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해도 켑카와 매킬로이는 라이벌 관계가 맞다고 볼 수 있다.
켑카와 매킬로이는 2019년 시즌 PGA 투어에서 나란히 3승씩을 거뒀다. 상금랭킹은 켑카가 968만4006달러로 1위, 매킬로이는 778만5286달러로 2위였다. 켑카가 4대 메이저에서 1승을 비롯해 모두 톱 5에 든데 반해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 톱 10 두 차례에 그쳤지만 페덱스컵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투어를 양분한 켑카와 매킬로이는 2019년 시즌을 결산하는 타이틀도 나눠가졌다. 동료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은 매킬로이가, 성적으로 평가하는 PGA 오브 아메리카 올해의 선수상은 켑카가 받았다.
챔블리는 "현재로서 매킬로이는 켑카의 라이벌이 맞고, 켑카는 매킬로이의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다"며 "과거 잭 니클러스의 라이벌로 아놀드 파머는 물론 게리 플레이어, 리 트레비노, 톰 왓슨 등이 거론됐지만 누구도 여기에 반기를 들지 않았다. 켑카의 발언은 상당히 무례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1일(한국시간)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켑카는 평점 11.59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매킬로이는 9.34점으로 2위다. 20일 막을 내린 더CJ컵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4위(8.17점)로 올라섰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